마트료시카의 밤 - 아쓰카와 다쓰미
첫 이야기. <위험한 도박 - 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를 읽으며 힘들었던 코로나가 유행했던 일상이 떠올랐다.
어느 날 갑자기 감기와 비슷한 질병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얼마 뒤 사람들이 죽어갔다.
치료제가 없는 질병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강제로 마스크를 써야 했고 서로를 향해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며 살아갔다.
사람들은 고립되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예전처럼 '함께' 하는 활동보다는 '혼자' 하는 활동이 편하고 익숙해져 버렸다.
코로나로 인하여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르신들과 아이들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임종하셨고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하며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은 언어와 사회성 등의 발달 지연을 겪는 경우가 늘었다.
아직까지 일부 영역에서 옛날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이전 세상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이 다가올 것이고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위험한 도박 - 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 에서도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이 보이고 이런 분위기는 글에 더욱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글에 등장하는 독립 서점에 대한 묘사를 읽는 것은 은근히 재미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독립서점에서도 사건이 발생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인해 잠시 멍하게 있던 경험도 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 또한 특이한 이야기였다. 대학의 입학시험이 추리소설을 읽고 범인을 찾아야 하는 단편이다.
처음 이번 단편을 읽을 때에는 "이게 무슨 말이야?"라며 어이가 없었는데 이후 나도 모르는 사이 글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물론 나는 범인을 찾지 못했다. 내가 학생이었다면 불합격인 것이다. 독특한 글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편이었다.
세 번째 이야기. <마트료시카의 밤>은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글이었다. 거짓과 진실이 끝없이 뒤집히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추리소설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단편임에도 천천히 읽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면서도 길게 말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내용을 언급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역시 이번 책의 표제작으로 어울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마지막 이야기. <6명의 격앙된 마스크맨>은 평소 관심이 없는 프로레슬링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개인적으로 프로레슬링에 관심은 없지만 글을 읽으며 틈틈이 웃었다. 하지만 앞의 이야기들보다는 집중하지 못했다.
이는 글이 재미없다기보다는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덜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번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읽었던 추리 소설과 다르게 우리가 직접 경험했던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부분이 이 글에 몰입할 수 있는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책을 읽다 보면 유명한 추리 소설이 언급되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은 기존에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움으로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고 보다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나는 추리 소설에 익숙한 독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소설에서 언급되는 작품들을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추리 소설이다.
우리가 경험했던 코로나 시대를 떠올리며 젊은 감각으로 써 내려간 새로운 추리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