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jonhooyan님의 서재

우리 시대의 디지털 상품은 은근슬쩍 우리를 점령하는 최면 시스템이 되어간다. 현실감 상실은 어디라 가릴 것 없이 우리 일상의 곳곳에서 진행형이다. 인간에게 ‘현실‘의 가장 중요한 보증은 아날로그의 상대방, 나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 눈을 들여다볼 수 있는 타인의 존재이다. 인간 사이의 대부분 만남을 중재해주고 통제하는 권력을 디지털 기업이 장악했다는 사실,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는 만남이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현격히 줄었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현실감 상실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현실감 상실이다. 더는 몸을 쓰지 않고, 아바타로 자신을 대체하는 우리의 현주소, 초등학생이 몸을 다룰 줄 몰라 공중제비를 더는 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사실, 이 모든 것이 현실감 상실이다.- P180
트랜스휴머니즘의 핵심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약점을 보는 깊은 혐오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약점을 트랜스휴머니즘은 주어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노골적인 반감부터 품는다. 인간은 컴퓨터처럼 빠르게 계산할 수 없다, 툭하면 병에 걸린다, 늙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하는 따위가 트랜스휴머니즘이 싫어하는 약점이다.- P190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