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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mpje님의 서재
  •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방윤희
  • 16,200원 (10%900)
  • 2023-11-24
  • : 586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제목보다 제목 옆 작은 글씨의 부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새멍>이다!

새는 우리에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고 한다!

하루 잠시 새 볼 틈,

괜찮다고 나를 긍정하는 시간"

띠지의 문구며 책 뒷면의 소개까지 온통 마음을 흔드는 문구들이었다. ​​


"방구석 탐조기? "

무엇보다 제목이 주는 궁금증에 사로잡혔다. 방구석에서 탐조가 가능할까?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겉표지 그림을 살폈다. 심플한 일러스트가 귀여웠다. 책날개 저자 소개를 보니 방윤희 저자는 만화예술을 공부한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지난 1년 동안 창틀에 새 먹이를 주며 새들의 일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과 글로 기록했다고 한다. 새 전문가가 아닌 화가의 탐조기라~ 더 솔깃하다. 지은 책으로 초보 탐조인을 위한 《내가 새를 만나는 법》도 있다.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는 전문가의 탐조기가 아닌 비전문가의 탐조기라 더 친근하다.

프롤로그 뒤 초보 탐조인을 위한 친절한 안내로 포인트를 살린 저자의 심플 그림과 함께 창틀 먹이터에 찾아오는 새, 새의 몸 구조, 방구석 탐조 방법 등이 있다. 어쩌다가 글 사이에 등장하는 삽화는 탐조 내용을 더 재미나게 보게 한다. (어제 중랑천 탐조에서는 자리다툼, 먹이 다툼을 보지 못하였는데, 저자의 창틀 먹이터에는 찾는 새들이 점점 많다 보니 자리와 먹이로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나 보다) <짹짹>코너도 간간이 소제목 글 뒤에 등장한다. 주내용을 부연 설명하는 짤막한 정보통으로 알차다. 이 코너를 통해 새 관련된 무수한 책을 소개 받았다. 탐조 영상도 함께 보면 더 생생한 탐조기에 빠지게 된다.


"​새 보기는 넓고 얕게, 혹은 좁고 얕게

또는 좁고 깊게, 아니면 넓고 깊게도 할 수 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는 방법으로 보면 된다. 좋은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빈손에 맨눈이라도 얼마든지 탐조할 수 있다. 우리 집 마당, 근처 공원 등 가까운 장소에서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왜? 사실 관심을 두고 보면 새는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새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탐조하면 된다.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115쪽


저자는 값비싼 장비 없이 어디서든 특히 삶터의 가까운 곳에서 새바라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는 맞춤 탐조를 하면 된다는 걸 알지만 창틀 먹이터는 샘이 난다. 아파트라 흉내 낼 수조차 없다.(아래층에 똥테러사태가 벌어진다고 하니ㅠ) 창틀 스토킹을 위해 이사 갈 수도 없고. 아쉽지만 저자의 말처럼 나에게 맞는 탐조로 뒷산에 꾸준히 관리할 모이통을 달아볼까 싶다.


수많은 어치들의 특징을 살펴 차이를 알아내 각각 이름을 지어주는, 그래서 그들을 구분하는 경지에 오른 저자~ 눈과 머리가 아프도록 밝혀낸 것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저자의 인공둥지 관찰 이야기는 올해 인공둥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둥지를 열고 마주친 반짝이는 아기 곤줄박이 눈빛은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안전한 이소를 기원하는 마음은 저자와 꼭 같았다. 어미 참새로부터 호구가 된 저자 이야기에 큭큭 웃음이 났고 다리가 아프거나 부리가 아픈 아이들, 유리창 사고로 간 아이들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다. 그들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고 눈물지었다. 이뿐만이 아닌, 밀착 취재로 단순 탐조만으로는 쉽게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새들의 일상이 가득하다. ​​


저자의 서문에서 새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새를 보면 하늘을 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나는 <왜 새 바라보는 걸 좋아할까?> ​​


" 음...

우선 그들의 재빠른 몸짓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잠시 모든 근심을 잊는다.

그들의 생기 넘치는 몸짓의 파장은

신선한 생명력으로

내게 전해져 기운차게 한다.

그러니

고마울 수밖에.

그러니

좋아할밖에. "

저자는 새를 보며 늘 같은 일상 속에서 기적을 보았다고 한다. 창틀 먹이터를 꾸리며 삶의 기쁨과 슬픔이 둘이 아니라는 일깨움도 있었다 한다. 요즘 뒷산 새를 자주 만나며 점점 일상 속 잔잔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때때로 그 작은 몸짓으로 무거운 마음 털어내라고 위로를 주고 있다. 삶을 여유롭게 바라보게 하는 새와의 만남을 다른 어느 때보다 올겨울엔 좀 더 찐~하게 해보련다. 그 동기엔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가 있다.

<책 속의 책>

소로가 만난 월든의 동물들

동고비와 함께 한 80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새들의 방식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새의 감각

새의 언어

도시를 바꾸는 새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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