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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mpje님의 서재
  • 한밤중에 강남귀신
  • 김지연
  • 11,700원 (10%650)
  • 2018-07-07
  • : 352

 

https://blog.naver.com/slmpje/221336449222

 

밤이 깊어도 불빛이 가득한 도시
잠 못 드는 인간들을 위해 귀신들이 나섰다!

 잠 못드는 인간들을 위해 잠들게 하는 귀신들의 비법을 무엇일지 몹시 궁금했다. 소재가 참신하여 절로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하지만,  딸과 함께 책을 읽고 덮으며 잠 못드는 인간들을 잠재우는  특별한 비법이 '자장가'라니... 지극히 평범하여 아쉽기만 했다. 딸도 몹시 아쉬워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림을 다시 보며 읽다보니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글하나하나가 새롭게 보인다. 

  한 번 놀면 밤이 새도록 놀고
한번 자면 한 오백년 자는 잠귀신 노리가
두 눈을 번쩍 떴어.
"아. 잘 잤다. 이제 신나게 한번 놀아볼까?"

 첫 페이지를 펼치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노리의 모습과 이 글이 담겨있다. 제대로 놀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첫 구절이라고나 할까! 
"아. 잘 잤다. 이제 신나게 한번 놀아볼까?" 이 구절은 꼭 판소리꾼이 신명나게 외치는 듯 귓가에 어른거리고  신나게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내 마음마저도 술렁거렸다.


 사람들은 낮에 놀고 귀신들은 밤에 놀지.
근데 사람들이 밤에 잠을 나 자니 귀신이 곡할 노릇.
바로 그 때 잠귀신 노리가 같이 놀 친구를 발견했어.
두 눈은 퀭하고 흐느적흐느적 걷는 게 한 눈에 귀신인 줄 알아봤지.

 판화느낌의 겉표지는 '귀신'이라는 제목과 달리 전혀 으스스하지 않다. 그리고 노리귀신도 동글동글귀엽기만 하다. 오히려 공부에 지친 아이 자미와 깊은 밤 강남 거리를 채운 사람들, 밤낮 없이 숨가쁘게 일하는 사람들, 학원에서 영어, 수학 문제를 풀이하는 선생님들 모습이 귀신과 닮아 있다. 어른들에게 제발 좀 쉬엄쉬엄가라는 경고의 메세지인 듯...

  

 고요한 숲에는 달빛이 내려와 쉬고 있어.
도시에는 달빛이 앉을 자리가 없거든.
달빛 잔잔한 슾은 귀신도 사람도 좋아해.

 잠귀신노리도 잠이 부족한 자미도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잔잔한 달빛 숲을 날아가고 있다. 자신이 놀고 싶어 어떻게든 잠재우려는 노리 마음안에  안쓰러운 자미를 위로해주고픈 사랑이 담겨 있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인다.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숲만 보면 그저 좋다.

 

 자장자장 워리 자장 우리아기 잘도 잔다
꽃밭에는 바비고고 자장밭엔 잠이 와요.
우리 아기 꾸는 꿈은 달꿈인가 별꿈인가
자다가도 웃는 얼굴 웃다가도 자는 얼굴
자장자장 우리 아기 밤새도록 잘자거라

 아직도 자기전에 책 읽어달라는 5학년 딸. 엄마 책읽는 소리가 자장가라고 애기때 부터 자장가를 사양하고 책을 고집했는데... 여전하시다. 이 자장가는 어찌 안 통하려나. 나는 울 엄마가 이렇게 불러주신다면 무조건 너무나 좋을 것만 같은데...너무 닭살이려나!!!  근심있어 잠 못드는 밤. 제 격일 듯 싶은데...
'에게~잠 비결이 자장가야!' 실망했는데, 다시 천천히 자장가 읽어보니 구절구절 예쁜 글에 엄마가 그리워진다.

  노리와 귀신들은 달빛으로 만든 배에 자미와 자장가를 태웠어.
쑥국쑥국, 졸졸졸, 바스락바스락, 치르르
꿈꾸는 숲의 소리들도 함께 실었지.
서늘한 밤바람이 달려와 달빛 배를 껴안는 바람에
자장가가 온 세상에 흘러 넘쳤어. 자장자장 자장자장
도시 곳곳에 자장가가 스며들어.
하나둘 불이 까지고 스르르 잠이 들어.
오늘 밤엔 자미도 달콤한 잠을 푹 자겠지?

 달빛쪽배에 깊은 잠자는 자미...자장가가 온 세상에 흘러 넘쳐 평화로이 잠으로 스며든 세상사람들... '쉼을 주는 책'이로구나. 서평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감상평을 쓰며 그림책을 보는 재미를 새삼 느낀다.
2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오늘 같은 휴식의 시간이 있어 너무나 감사한 지금, 사연많은 귀신님들의 인간들보다 더 인간적인 인간미에  마음따뜻한 오후를 즐기고 있다. 


며칠 전 그린 딸의 정성담긴 잠 부적. 책 속 친구들 모두모두와 고양이와 강아지까지.. 쿨쿨 꿀잠을 잔다.

 

"이웃 정여니 님의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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