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가 그때, 겟세마니의 예수님께로 전해진다면!
매주 목요일은 모든 성당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강복하는 성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성시간에는 의무적으로 성체 조배를 하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때, 저는 감실에 계신 예수님과 함께 마주 보고 앉아서 대화를 청할 때가 많았습니다. 성시간에 지금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이 간절한 기도에 응답을 부탁드린다며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깊은 신심을 가지겠다면서 다짐했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성시간이라는 의식에 의미조차도 모르면서, 무조건 기도를 들어달라면서 조르기만 했습니다.
성시간은 예수님의 혹독한 수난을 기억하면서 예수님께 위로를 드리고, 성부의 의노를 풀어드리며, 죄인을 위하여 하느님께 자비를 간구하는 시간(P.7)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더 읽어보면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 적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가리타 성녀께 발현하셔서 성시간의 의미와 기도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합니다. 성녀는 예수님의 지시를 받으시고 목요일 밤마다 한 시간 동안 묵상과 기도로 겟세마니의 예수님께 흠숭과 사랑의 예를 올렸다고 합니다. (P.13)
저는 저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의 의미로 보속을 받으면서 묵주기도를 바친 경험이 있습니다. 기도의 지향은 "우리의 기도가 그때, 겟세마니의 예수님께로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가장 힘드신 시간을 보내셨고, 제자들은 잠에 빠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주님을 모른다고백 했으며,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갔습니다. INRI(유다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고 적힌 십자가에 매를 맞고 못을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침을 뱉으며 모욕했으며, 속옷을 뽑기 해 나눠가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환영을 받다가도 금세 배척을 당하거나, 쫓겨 다니거나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격을 가지신 유일신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모습을 하신 성자이신 하느님이시고요.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아시면서도 피를 흘리는 채로 사람을 사랑하셨던 예수 성심을, 우리들은 성시간을 통해서 회개하고, 위로와 사랑을 드려야 마땅함을 알며, 기억하고, 기도 바쳐야 합니다.
우리는 성시간과 성체조배를 통해서 예수님과의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님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며, 내 힘을 다하여 사랑에 목이 마르신 마음을 채워드려야 하겠습니다. 《성시간을 위한 기도서》에는 정성스럽게 바쳐야 할 성시간의 의미와 성체조배의 중요성. 그리고 주님의 거룩한 몸과 거룩한 사랑에 관하여 자세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성녀 마르가르타를 통해서 교회의 전통으로 여겨지는 성시간을, 정기적으로 기도해서 바친다면 좋겠다고 권유합니다.
주님께서는 성체의 모습으로 감실에 혼자 서 계십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주님과 함께 할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그저 추측에서 그치지 말고, 열심으로 탐구하여 지식을 얻고, 예수님의 바람을 지켜나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