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개인이 일에서 의미와 목적의식을 느끼려면 일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직원만 일을 사랑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회사 역시 직원을 사랑해야 한다.
나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정신적인 자극을 제공하고 높은 기대
수준을 넘어섬으로써, 그들과 신뢰를 형성하고 이어나가기를
늘 열망해왔다. 또한 고용주로서 카운터 뒤쪽에서일하는 파트너들까지 똑같이 대우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항상 느껴왔다.
파트너들에 대한 책임감은 오랫동안 나를 이끌어온 동력이었다.
- P36
아버지는 천 기저귀를배달하는 트럭을 운전하시다가,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엉덩이뼈와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셨다. 1960년대 당시에는 이런 육체노동자를 위한 보상제도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의료보험 혜택도, 퇴직금도없었다.
아버지는 사고 후 집으로 실려 왔고 이후 어처구니없게도
회사에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다만 그때는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화가 났다는 것이 기억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 아버지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순 없어.‘
1998년 폐암으로 돌아가실 무렵, 아버지에게는 변변한 저축액도, 연금도 없었다. 더 큰 비극은 아버지 스스로 일에서 그 어떤 만족감이나의미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가 되었을 때, 나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적어도 내직원들에게는, 몸 바쳐 열심히 일했는데도 자긍심과
물질적인 만족 모두를 느끼지 못하는 상실감을 주지 말자고 다짐한다.- P37
2000년 무렵, 나는 새로운 임무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의 15 년 동안 경영 일선에서 스타벅스를 지휘한 뒤
마음속에는 모종의 변화가 생겼다. 당시 회사는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13개국 2,600개 매장에서 올리는 연매출은 20억 달러에 가까웠으며 1992년이래로 연평균 동일매장 매출신장률은 49퍼센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크게 기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때로는 우울하기까지 했다. 내 기분의 변화에 대해 아내 셰리와 많은 대화를나누고 충분히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진 뒤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래, 예전만큼 일이 내게 자극과 흥미를 주지 못하고 있어.‘
스타벅스를 향한 애정은 변함 없었지만, 약간의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겐 변화가 필요했다. 현장 지휘에서
벗어나 좀 더넓은 안목으로 다시 한 번 열정을 쏟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잠시 경영자의 자리에서 물러나 있기로 했다.- P38
스타벅스가 매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커피를 판매하게 된 것 역시 오린이 CEO로 있을 때 진행된 일이었다. 하얏트와 메리어트 호텔의 손님들에게 커피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런가하면 숍인숍 개념을 확장해(스타벅스는 이미 대형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Barnes & Noble 내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세이프웨이, 크로거, 퍼블릭스 같은 전국적인 슈퍼마켓 체인점들 수백 군데 내에 키오스크(간이매점 형태의 판매점)를 열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판매 채널들을 통해 스타벅스의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오린이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더 깊이 인식하고 실천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외부에 많이 알려지자 않아 실은 무척 안타깝다.
- P21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경영 방식은 스타 벅스가 늘 지향해온 목표이다. 그것은 우리의 DNA 그 자체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 책임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이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기업이 소비자 한 명의 신뢰와 존경을 얻기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그 즈음 미국에서는 환경문제와 인권에 관한
교육이 늘어나면서 언론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었다.
1994년에 일어난 르완다 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 <호텔 르완다> (2004)와 지구 온난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인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2006) 같은 작품들은 세계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자각을 높여주었다. 점차 미래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상품의 생산, 포장, 운송,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과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깊이
고려해야 하는기업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우리는 일하는 방식을 사후 대처 방식에서 사전 대비 방식으로
바꾼것을 비롯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0년과 2005년 사이에 회사와 파트너들이 힘을 모아 점프 스타트(Jumpstart, 미취학 아동을 위한 학습 지원 단체)같은 미국과 캐나다의 청소년 학습 지원 프로그램에 도움을 제공한 것을 비롯해, 47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세계 여러 지역사회를 후원했다.
...(이 외에 여러 사회지원 프로그램 수행 내역들이 나열됨)- P43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스타벅스가 최상급 커피를 공급받는 과정에서윤 리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스타벅스가 커피 구매자로서 커피 농가의 농부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기업이 되길 항상 원했다. 단순히 커피 농가들의 금전적 이윤을 높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농가들이 건강
하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이는 초창기부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온 경영 철학이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에 사회활동 단체들로부터 강한 압박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의 우려에 귀 기울였다. 이미 사회적 책임에 관한 많은 일을 하고 있긴 했지만, 그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공식적인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컨서베이션 인터내셔널 이외에도 스타벅스는 공정무역 실현을 위해 애쓰는 단체들, 특히 공정무역인증 기관인 트랜스페어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P44
튼튼한 브랜드는 무형의 요소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진다. 즉 매출이나 이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브랜드만의 고유한
특성을 결정짓는 요소들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저버리게 되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미묘한 손실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그에 대한 큰 대가를치르는 순간이 다가온다.
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개인적 유대감을 창출할 때만
스타벅스가 가장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나는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것이 스타벅스 브랜드의 본질이지만 이뤄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스타벅스는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브랜드다.
이를 닦는 것 말고 수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바로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그들은 비슷한 시간에, 같은 매장을 찾아, 같은 음료를 주문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와 우리 파트너들, 우리 매장, 우리 커피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관계를 이루어냈다는 것은 영예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커다란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P50
2006년 전 세계 도시의 수많은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했을 때 내 안의 사업가 기질이 뚜렷한 무언가를 감지해냈다. 스타벅스 브랜드만의 고유한 무언가가 상실돼버렸던 것이다.
... 우리 브랜드를 차별화시켰던 몇 가지 요인들이 사라짐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발생했고 그것이 스타벅스를 조용히 침잠시키고 있었다.
(1. 새로 설치한 에스프레소 머신이 커서 고객이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를 못 보게 된 문제)
...
우리는 미리 로스팅하여 봉지에 담은 커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어떤 대가를 치렀습니까? 향을 잃어버렸습니다.
스타벅스가 손님들에게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인 커피 향
말입니다. 파트너들이 손님앞에서 보관함에 담긴 신선한 원두를 직접 꺼내 가는 모습이 없어지면서, 매장에서 또 다시 우리의
전통과 유산이 사라졌습니다.
...
(3. 낭만적인 분위기 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매장 디자인이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서 갖춰야 할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못 살리고 있는 문제)
이러한 감각적인 요소들이 빠져버렸기에 스타벅스만의 신비로움과 개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 P52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풍경과 향기 그리고 우리만의 매력이
우리의 브랜드를 정의해주는 것들이다.
커피와 사람들이 우리의 핵심이라면, 매장이 고객에게 안겨줄
최고의 경험은 곧 우리의 영혼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 P53
(하워드 슐츠가 쓴 ‘평범해져 버린 스타벅스의 경험‘_책 51~52p 이메일 내용_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
비록 뉴스 기사와 대중의 의견, 잘못된 루머의 홍수는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중요한 깨달음을 내게 주었다.
우선 언론과 대중의 빗발치는 의견 표명은 나로 하여금 또 다른 현실을 받아들이게 했다. 스타벅스 또는 나의 행동 가운데 그
어떤 것도 비밀로 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인터넷은 단지 그
사실을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었다. 나아가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훨씬 더 신경 쓰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도 깊게 다가왔다. 나는 언제나 투명한 기업인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훨씬 더 엄격한 시각과 시야를 지녀야만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P62
또한 인터넷 세계가 발휘하는 커다란 힘에 새삼 눈뜨게 됐다.
이메일에 관한 온라인상의 뜨거운 논쟁들은 이미 우리의 영향권 밖에 있었다.
그 논쟁들은 우리를 둘러쌌던 과거의 그 어떤 논쟁보다 더 뜨거웠다. 스타벅스는 완벽한 기업이 아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우리만의 가치관과 활동, 장점
같은 것들이 대중의 논쟁과 대화에 파묻혀버렸다. 스타벅스와
거래하는 커피 농가들에 대한 협력적인 접근 방식, 지역사회에
투자하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 회사가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
파트타임 직원들에게까지 확대한 의료보험 혜택과 스톡옵션 같은 것들 말이다.
그저 옳은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에
관해 일부러 크게 떠벌리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동시에 그런 것들에 대한 마땅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 스타벅스에는 온라인 논쟁에 참여하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있는 적절한 수단이나 도구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 P63
나는 매장에서 만난 젊은이들이나 내 아이들의 새로운 행동
방식을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대화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주고받고,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감상하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었다.- P64
내가 열 살이었을 때, 이모 손에 이끌려 뉴욕의 라디오시티 뮤직홀에 가본 적이 있다. 공연이 끝난 뒤 우리는 오토매트(자동 판매기로 음식과 음료를 팔던 예전의 식당)에 갔다.
... 이모는 자동판매기에 동전들을 넣은 다음, 유리문을 들어 올려 파이를 꺼냈다. 이모가 파이를 꺼내자 곧바로 그 자리에 새로운 파이가 채워졌다. 신기해하는 내게 이모가 속삭였다.
"하워드, 저 뒤쪽에서 마법사가 마술을 부리고 있는 거란다."
나는 이모의 말을 의심 없이 믿었다. 당시만 해도 벽 뒤에 주방이 있어서 여러 명의 요리사와 종업원이 계속해서 자동판매기의 빈 선반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P67
그날의 경험은 상품을 판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내 마음속에 뚜렷이 각인시켜주었다.
상인이라면, 고객의 마음속에 마법을 부릴 수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늘 마법을 찾아다녔다.
나는 세계 어디를 가든 언제나 여러 소매점들을 방문해본다.
얼마나 많은 상점들을 돌아다녔는지 그 수를 미처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점포가 개인 소유든 대형 체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내가 유심히 보는 건 그들이 상품을 제공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매장에 가면 마치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매장
디자인과 배치, 판매원들의 행동을 머릿속에 꼭꼭 새겨둔다.
커피와 상관없는 다양한 형태의 가게들이 안겨준 그 즐거움이란!- P68
한번은 뉴욕의 어느 비누 가게에 들어갔다가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
가게에 들어가니 종업원이 다가와 입구 옆에 마련된 근사한
세면대에서 손을 씻어볼 것을 권유했다. 그곳에 들어오는 모든
손님은 그런 권유를 받았다.
별것 아닌 행동 같지만, 거기에는 쇼핑이 시작되기도 전에 쇼핑의 경험을 멋지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나는 순식간에 매혹되고 말았다! 그 가게는 자기 상품에 대한
자부심을 손님에게 훌륭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그런 특별한 경험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P68
파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들 중 콜레트라는 멀티숍이 있는데, 이곳은 모녀가 경영하는 화려한 3층짜리 매장이다.
콜레트는전 세계에서 가져온 최고급 제품과 기발한 상품을 모아놓고 손님을 맞는다. 책, 운동화, 장난감 등 종류도 한없이 다양하다. 심지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생수를 판매하는 바도 마련되어 있다. 가게 주인들이 큐레이터 출신이다 보니, 콜레트에서 쇼핑하는 것은 마치 보물을 찾아 떠나는모험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상인의 성공은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사람들이 매장에 들어섰을 때 시각, 청각, 후각 또는 행동을
통한 경험 그 모든 것이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래서 고객들이 상인이 판매하는 물건에 저절로 이끌리듯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
나는 언제나 직관적으로 이 사실을 되새김하곤 하는데, 2006년과 2007년에스타벅스 매장들을 방문할 때는 그만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우리가 더 이상 커피의 진정한 즐거움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고객은 보다 더 훌륭한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었다.
- P69
매장 파트너들이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재정적 성과가 높아지고 있을 때 거기에 너무 맹목적으로 매달리진 않았는가?
동일매장 매출신장률 비교를 토대로 한 경영 관리 방식을 대체할
다른 방법은 없는가?
특정한 계획을 버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택할수 있는가?
큰 야망과 포부를 버리지 않고도 올바른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내릴 방법은 무엇인가?
스타벅스에 관한 대중의 대화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핵심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크게 성장하면서도 친근함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스타벅스의 영혼은 무엇인가?
- P70
1992년 스타벅스가상장기업이 되기 전, 하워드 베하르(스타벅스를 세우는 데 중요한 도움을 준 예전 경영진이다)와 오린과 나는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임무에 대해 ‘고객에게 기대 이상의 것을
제공하는 것‘ 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었다.
하지만 2007년 즈음 파트너들은 ‘기대되는 목표(대개는 월스트리트가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일‘ 에만 집중하는 듯 보였다.
수많은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아니라 내부에서 받는 도전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