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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일은 일종의 예술이다. 바리스타는 완벽한 맛과 향, 그리고 크레마가 담긴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온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만일 바리스타가 커피 한 잔을 만들어내는데, 적당히 시늉만 하거나 충분히 애정을 기울이지 않아 너무 싱겁거나 혹은 너무 쓴, 
질 낮은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그건 우리가 40년 전부터 전념해온 핵심 
가치인 ‘사람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스타벅스 정신‘ 이라는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커피 한 잔이 짊어지기엔 너무 무겁고 이상적인 가치 아니냐고. 하지만 나는 이것이야말로 
소비자에게 무언가를 만들어 파는 상인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믿는다. 
비단 커피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인들은 신발이나 부엌칼 같은 평범한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들이 우리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듯, 다른 사람들의 삶도 변화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껏 스타벅스는 커피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훌륭한 커피가 없다면 우리의 존재 이유 역시 없다.
- P16
회사와 직원들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Love, 사랑이다. 나는 진심으로 스타벅스와 파트너들을 
사랑한다. 우리가 지금껏 노력해온 모든 과정에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존중과 품위, 열정과 웃음, 타인에 대한 공감과 지역사회, 그리고 책임과 진실, 이러한 정신적인 가치들은 스타
벅스의 시금석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바닥만 한 스크린 앞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유대를 소중히 여긴다. 너무도 혼란스러운 이슈들이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요즘에도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지향
했으며, 빠르고 쉬운 길 대신 다소 비용이 더 들더라도 윤리적인 길을 택해왔다.
- P17
3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커피는 나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었다. 우리가 만들어낸 커피 한 잔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그 안의 개인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르완다의 농부들, 
두 대륙에 있는 여섯 곳의 스타벅스 공장에서 일하는 80명의 
로스팅 마스터들, 그리고 54개국에 퍼져있는 수천 명의 바리스타들 모두 말이다. 여러 악기들의 연주가 어우러져 교향곡이 완성
되듯, 커피의 힘 역시 그 매력을 창조해가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흙 속의 원두 씨앗에서부터 커피 잔까지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거치면서, 잘못될 수 있는 위험들이 너무도 많다. 이 모든 여정이 잘 끝나고 한 잔의 커피가 무사히 완성
되었다면, 이건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예술 아니겠는가! 

커피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않는다. 
아니 결코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혀끝에 닿는 단 한 모금의 커피가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노고와 기교를 오롯이 품은 예술작품임을 증명하니까 말이다.
- P18
마치 수도꼭지에서 세차게 쏟아지는 물처럼, 스파우트(Spout, 
기계에서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부분)에서 유리잔으로 너무 
빠르게 떨어지는 에스프레소는 향이 약하고 농도가 묽다. 
반대로 너무 느리게 떨어지는 경우는 가루가 지나치게 곱다는 
뜻으로, 결국 쓴맛이 강한 에스프레소가 되어버린다. 완벽한 에스프레소는 마치 점성 강한 꿀을 숟가락에 담아 떨어뜨릴 
때처럼, 진한농도에 캐러멜 같은 향긋한 풍미가 느껴진다.
- P19
"이것은 단순히 회사나 브랜드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여러분의 일이지요. 여러분이 만들어낸 
한 잔의 커피가 충분히 만족스러운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이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께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여러분을 깊이 신뢰합니다. 
자, 완벽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우리 스스로를 평가해봅시다."
- P20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론 이성과 상식에 반하는 일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또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들의 현명한 충고를 
거스르는 선택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때는 모든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합리적인 조언들을 모두 
미뤄둔 채 내가 내린 선택이 옳고 최고라 믿고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무조건 내가 선택한 대로 가는 거야.‘
그런다면 설사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결정을 미루며 사태를 방관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고집만으로 전진하는 일, 남들 눈에는 무모하게 보일지라도 이런 열정적인 신념이 있어야 세기의 로맨스가 탄생하고, 전쟁 
영웅이 만들어지며, 남들과 다른 꿈을 이루는 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만,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고 멋진 삶을 펼칠 수 있다. 
알베르 카뮈는 "인생은 수많은 선택들의 총합이다." 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크건 작건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를 만들어갈 뿐 아니라,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볼 때, 매장을 닫았던 행사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 P23
기업가의 여정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황홀한 성취감을 
맛보기도 하고 때론 짜릿한 보상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게 내리막길을 걸어야 할 땐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질 만큼 
고통스럽다. 
때문에 오랫동안 살아남는 기업가가 되려면,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다른 욕구들을 희생하거나 다가오는 고통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전진할 수 있다.
- P25
커피에 대한 나의 사랑은 1982년, 내 개 점포를 소유한 스타벅스
라는 작은 커피 회사에 마케팅 책임자로 취짓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커피의 신비를 발견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1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장을 갔을 때였다. 그 여행이야말로 오늘날 스타벅스라는 꽃을 활짝 피게 한 최초의 씨앗이었다.

밀라노에 있던 어느 날 아침, 나는 호텔에서 상품 박람회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아담한 커피 바에 들렀다.
"본 조르노(안녕하세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마른 체격의 남자가 카운터 뒤에서 단골을 대하듯 친근하게 내게 인사를 건넸다. 나는 자리에 앉아 그 친절한 남자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정확하면서도 품위 있는 몸짓으로, 원두를 갈고, 우유를 
데우고, 에스프레소를 뽑아 카푸치노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무용수가 우아한 몸짓으로 춤을 추는 
것처럼 내 마음을 홀렸다. 그러면서 그는 커피 바에 앉아 있는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작은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 역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모두 
아는 사이인 듯 서로 친근한 눈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주고받고 
있었다.
"에스프레소 드릴까요?"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우아한 동작을 되풀이
하는 걸 지켜보았다. 에스프레소 기계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
가는 동안, 그는 고개를 들어 내게 미소를 보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그에게 단순한 직업이 아니야. 열정 그 자체야.‘
...바리스타라고 불리는 친절한 이탈리아 신사는 
오직 나만을 위한 커피를 공들여 내리고 있었다.
- P27
그리고 편지 끝 서명 위에 일반적으로 쓰는 
‘감사합니다 Thank You‘ 나
‘진심을 담아 sincerely‘ 라고 적는 대신 
‘전진, 앞으로!‘ 라는 뜻의 ‘온워드Onward‘ 라고 썼다.

온워드 Onward.
그 편지를 쓰기 전에도 내가 이 말을 사용한 적이 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때는 정확히 그 단어가 
떠올랐다. 
...
그것은 내 작은 회사가 시작하려고 하는, 두렵지만 흥미로운 
모험과 여정에 걸맞은 일종의 준비 명령이었다. 
적극적으로, 날렵하게, 그리고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것. 성공을 
향한 끓어오르는 열망을 품고서 언제나 고개를 높이 쳐든 채 
앞으로 가는 것. 전진, 앞으로…… 온워드onward! 
이제 우리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P30
당시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했던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우리가 사업 모델의 기반으로 삼은 일 지오날레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스타벅스의 이름과 로고를 채택할 것인가였다. 
... 스타벅스는 고품질의 독특한 커피로 명성이 자자했으므로, 
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훨씬 이로운 일이었다. 또한 이 상호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Moby Dick‘에 나오는 고래잡이 배 
피쿼드 호의 일등 항해사인 스타벅starbuck에서 따온 것으로, 
친근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풍겼다. 이는 우리의 서비스의 
본질뿐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약속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우리는 직감을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일 지오날레로 시작했던 회사는 그때부터 스타벅스라는 이름으로 세상 사람들과 만났다. 당시 34세였던 나는 100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게 됐고, 우리의 커피와 ‘커피 경험‘으로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리는 브랜드를 창조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벅스를 단지 커피를 팔아서 성장하는 
회사가 아닌, 운영상의 핵심 원칙들로 발전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이윤 창출이라는 재정적 책임에 충실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고 행동하는 
윤리적인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사실 또한 잊지 않았다.
- P31
스타벅스는 커피와 연관된 여러 위대한 전통을 간직한 채 성장해
왔다. 여러 세기를 걸치는 동안, 커피 원두는 시적이면서도 한편우로는 매우 정치적인 상징이었다. 
카페라는 공간에서 수많은 시인들의 영감과 작품이 탄생했고, 
정치인들의 수많은 논쟁과 토론들이 오고 가지 않았는가.
그런가 하면 수많은 연인들은 그곳에서 로맨틱한 사랑을 속삭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 문화적 가치 이전에 커피라는 음료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것이 본래 지니고 있는 
마법과 신비로움에 있다고 믿는다.
...
나는 이것이야말로 상인이 고객에게 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물건에 
특유의 정서와 의미를 불어넣어 그 의미를 재탄생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상품에 영혼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굳이 
말로설명하지 않아도 그 상품만의 이야기가 계속 사람들에게 
전달 될 수 있다.

- P32
사실 1980년대 후반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 거품을 추가한 저지방 우유로 만든 카페라테나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에스프레소란 별 네 개짜리 레스토랑에서 정찬을 먹은 후 또는 유럽 휴가 중에서나 즐기는 특별한 음료였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1980년대와 심지어 1000년대 중반까지도 미국인들이 독서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혹은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을 수 있는 공공장소가 간이식당과 몇 안 되는 동네 커피숍, 레스토랑, 도서관뿐이었다는 
사실이다.

다음에 카페 앞을 지나게 되거든 한번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기를 바라다. 그 안에서 줄을 서거나 앉아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살펴보라. 분명히 그곳에는 비즈니스 슈트 차림의 남녀,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들, 공부하는 대학생들, 장난치는 고등학생들, 대화에 열중하는 커플들, 신문을 읽으며 정치를 논하는 퇴직자들, 그리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
맹렬히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냅킨 위에 아이디어를 끼적이는 그들 중 한명이 제2의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혹은 멋진 소설이나 음악을 탄생시킬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는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과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
커피 한 잔과 카페라는 공간은 이토록 놀라운 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이다!- P33

집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제1의 장소이고, 직장이 
제2의 장소라면, 스타벅스 같은 공공장소는 내가 늘 말해왔듯, 
제3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집과 사무실 중간에 존재하는 사회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 즉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공간이면서도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는 공간 말이다. 처음부터 스타벅스는 그런 소중한 기회와 시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혹자들은 스타벅스 커피에 대해 ‘기꺼이 소비할 만한 사치품‘이라고 표현한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다.
‘스타벅스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은 
기꺼이 소비할 만한 필수품‘

- P34
2000년까지 스타벅스는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을 성취해냈다. 스타벅스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와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발전시켰다. 음료의 종류에서부터 그것을 
마시는 때와 장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말이다. 
그럼으로써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파트너들과 주주들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초창기 적자에 허덕일 
때조차도 스타벅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복지 혜택 두 가지를고집했다. 포괄적인 의료보험 혜택과 스톡옵션을 전 직원에게 
부여한 것이다.

이것은 몹시 이례적인 일이었다.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는 파트타임 파트너들에게까지 이러한 혜택을 확대시킨 기업은 이제껏 없었기 때문이다.
... 이러한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 덕분에 스타벅스는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좋은 직장으로 차별화됐고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직원들과 회사 사이에도 두터운 신뢰가 쌓였다.
...
매장에서뿐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도 독특한 공동체를 만들려는 의지 역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시켜주는 요소였다. 스타벅스는 언제나 고객의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두에 진심을 다해 마음을 써왔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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