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알려진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10편으로 구성된다. 10편의 단편은 공포, 스릴러, 추리소설을 넘나든다.
10편의 단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검은 고양이」이다. 화자가 자신을 내일 죽을 것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화자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인정 많고 유순했으며 특히 동물을 무척 사랑했다고 회상한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아내와 결혼한 화자는 '플루토'라는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 고양이와 생활하며 화자는 폭음을 하기 시작하며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술에 취한 어느날 화자는 플루토가 자신을 피하자 플루토의 한쪽 눈을 도려내고 얼마 후 목에 올가미를 걸어 나무에 매달아 죽이게 된다.
플루토를 죽인 후 환영에 시달리던 화자는 플루토와 닮은 검은 고양이를 다시 집에 들인다. 고양이가 화자는 사랑할수록 화자는 점점 플루토를 닮은 그 고양이를 증오한다. 그러던 중 지하실을 내려가다 고양이가 자신을 놀라게 했다며 화자는 고양이를 죽이려하고 이를 말리던 아내를 도끼로 내려 쳐 죽인다. 놀랍게도 화자는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않고 아내의 시체를 지하실의 벽 안에 시멘트와 함께 매장한다.
며칠 후 경찰들이 조사를 한다며 집에 들이닥치는데 경찰의 눈을 속였다고 생각한 순간 벽에서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벽에서 나온 것은 아내의 부패한 시신과 아내가 죽은 이후 보이지 않던 검은고양이였다.
이 책에서 화자는 자신의 끔찍한 범행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고 자신의 폭력성에 대해 계속해서 이유를 들어 설명하며 합리화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날 우리가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사이코패스의 원형을 보는 듯 했다. 1840년대에 쓰여진 이 책이 현대의 범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읽게 되었다.
표제작 「검은 고양이」 외에도 추리소설인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과 「도둑맞은 편지」도 셜록홈즈를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었는데 놀랍게도 코난 도일이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에서 감명을 받아 「셜록홈즈 시리즈」를 집필했다고 한다.
평소 공포소설은 많이 즐기지 않았는데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은 분량도 길지 않고 현대의 공포소설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더운 여름날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을 매일 한 편 씩 즐긴다면 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