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판을 읽어보고 꽤 흥미로운 내용이길래 격한적립금 기간을 못 기다리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스포가 많습니다* 캐릭터를 이야기 해보자면
일단 수봉은 장사치의 집안에서 자라 계산적인 인물로, 말투는 까칠하지만 하찮은 사령조차 버리지 못하고 아끼는 등 마음 속은 따뜻한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본인이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존재이면서도 그런 점(타고난 것)에 대해 오히려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캐릭터라 좋았습니다. 화완(공)에게는 온갖 까칠한 티를 다 내면서 화부인(공이 여장한 모습)에게 쩔쩔매고 내숭떠는게 참 귀여웠습니다.
공인 화완의 성격은 제 취향에 맞는 다정하고 능글맞고 숨기는거 많은 계략공...이지만, 제 취향과 거리가 먼 인물이기도 합니다.
화완과 화부인이 동일인임을 알면서 보기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 사이에서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수의 입장에 이입을 많이 한 것인지... 수봉이 둘을 나누어 생각할 때 저 또한 러브라인 몰입에 애를 먹었습니다. 여기에서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조연들의 분량은 꽤 많은 편이었으나 러브라인에 방해꾼이 된다거나 하는 점이 없고, 특별히 미운이가 없어 거슬리는 점 없는 점 또한 좋았습니다. 적절한 감초 역할로 친우 봉들이 나올때 참 재밌었네요.
조연 중에 가장 정이 많이 간 이는 선황이었는데, 황위를 지키기 위해 실도를 했고 주변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한 점은 악인이라 볼 수 있지만, 조수봉에게 정을 주는 등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런점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라 매력을 느꼈습니다.
스토리로 들어가서 얘기해보자면
신조국의 세계관이 신선한 소재고 독특해서 좋았습니다. 불새를 신봉하는 나라.
공은 인외의 존재이며, 수가 새를 사령으로 부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 봉과 황들이 본인들만의 신수를 가지고 각각의 자리에 배치되는 점 등 여러가지 독특한 이야깃 거리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보통은 공이 황제가 되고, 수가 그의 반려가 되는 포지션일 때가 많은데 (이 소설도 중반까지는 공이 당연히 황위를 찬탈하겠거니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반대로 수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공은 그의 반려라는 점에서 반전이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요.
아쉬운 점은, 세계관에 신수라는 존재를 집어넣었으니 신조국을 통치할때 그런 능력적인 면이 부각되는 사건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봉은 원래부터 황가의 적통이며 신수가 봉황이고, 사령을 부릴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존재다.' 식으로 그냥 신비한 존재라고 스토리가 나열만 되었을뿐, 신조국을 다스리는데 있어서 신수가 도움이 된다거나 하는 장면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화왕 또한 그냥 그 자체로 신기한 존재일 뿐, 어떤 사건에 그 능력이 쓰이거나 하는게 그닥 없다고 느꼈구요.
그래도 최근 읽은 것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동양풍 판타지는 글이 (개인적으로) 잘 안읽히는 경향이 있는데, 불새의 나라는 스토리 전개가 술술 읽혀서 재밌게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