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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진님의 서재

그 모든 게 다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은 매 순간이 ‘첫‘이다. 안나와 경선에게도 첫 순간은 수없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첫‘에 대한 기억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최근‘과 ‘우리의 다음‘이 되기도 한다.- P357
높기도 하지만 동시에 멀기도 한 곳들. 그곳에는 안나가 뛰어들어야만 했고 뛰어내리는 것을 받아들여야했던 순간들이 남겨져 있을 것이다. 그때 안나의 곁에 있었던 존재는 안나가 날아야 할 허공이었을까. 하지만 안나는 뛰어내릴 수 없었다. 자신의 생에서 한 번도 어딘가를 향해 뛰어내려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P372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P373
제가 말하는 용감하다는 단어는 그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끊임없는 초월이라는 의미입니다.- P373
우리는 하나의 삶을 여러 번 반복하며 사는 건지도 모른다. 현재가 최근이지만 가장 오래된 날이듯이. 언젠가의 나에게는 첫 순간이 되듯이.-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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