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떤 식으로든 그 몸을 통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불화하고 때로 방치하거나 공격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육십오년을 함께해온 몸에는 안나의 모든 삶이 새겨져 있다. 때로 표정과 자세 속에 깃들고 때로는 흉터와 병을 통해 외부로 드러난다.- P13
눈을 감는다는 것은 얼마나 무방비한 상태인가. 턱을 젖히느라 가슴을 앞으로 조금 내미는 것 또한 친밀한 몸짓이다. 상대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또 자기를 온전히 내맡기는 흔연한 웃음.- P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