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설 #살수기화 #소서림 #다이브
*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서
결제부터 하고 봤던 책이다.
요염한 붉은 입술과는 어울리지 않게
살수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기화.
'살수 기화'라는 여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 고대 국가 목란국.
왕보다 권력이 높은 네 귀족이 있는
이 곳에 한 소년과 소녀의 조심스러운
만남이 시작되고 있었다.
소녀는 한 줌의 빛만 들어오는 공간에서
매 맞고 굶주리며 짐승의 삶을 살았고
소년은 대귀족 다음가는 세력가
유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다.
* 소년은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소녀는 그 손을 조심스레 맞잡았다.
소년은 보랏빛으로 멍이든 소녀의
손을 보고 꽃이 피었다며
그녀에게 '기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 날부터 기화는 더 이상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
* 훗날 시간이 흘러 목란국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목란국을 지탱하는 것은 결코 마음씨가
좋지 않은 네 명의 대귀족이었고
느리게 봄이 다가오는 어느 날,
대귀족 중 한 명이 살해 당하게 된다.
알몸에 손에 들린 매화 꽃가지,
그리고 불길한 서찰.
* 대귀족의 우두머리 격인 건웅이
자리를 비운 지금, 대신녀 여영과
상장군 마노가 대책을 마련했다.
귀신잡이라고 불리는 야경꾼에게
이 살수를 찾아달라 의뢰하는 것.
야경꾼의 이름은 이초.
* 이초는 범인의 흔적을 쫓던 중,
살수 기화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곧 그녀를 알아본다.
죽은줄만 알았던 그녀.
그 언제가 자신이 손을 내밀고
직접 이름을 지어주었던 그 아이.
* 기화 역시 그를 알아본다.
무턱대고 자신에게 희망을 심어주던 소년.
그리고 처참하게 무너뜨린 배신자를.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이어졌고,
오래 전 마무리 하지 못하고 한 발짝
물러났던 일은 돌고 돌아서
다시 그들 앞에 서게 됐다.
*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마음부터
베어야 했던 기화와
자신의 복수를 위해 반푼이 노릇까지 하며
지내야 했던 이초.
얼핏 보면 로맨스 형식을 띄고 있으나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 책은
진정한 자유와 자기 구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연모와 애정, 증오와 복수 속에서
부정(父情)도 엿볼 수 있었다.
* 책을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페이지는
넘어갔고 서늘한 겨울 바람이
피부에 와 닿는 것만 같았다.
새하얀 눈 밭에 떨어진 동백 꽃봉오리 같은 것, 처럼
대비되는 색감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눈 앞에 재생되는 느낌이었다.
문장대로 영상화 된다면 그 아름다움에
분명 혼을 빼앗기리라.
* 책을 집어들 때에는 분명 제목과
표지에 이끌렸었는데 막상
모든 이야기를 읽고나니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예쁘기는 하지만
기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화는 이런 요염함과 화려함이 아니라
더 차갑고 삭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얀 눈 밭에 목 떨어진 동백꽃 한송이처럼.
* 살수 기화와 야경꾼 이초의 이야기.
복수와 연민, 애정과 증오를 넘나들며
오래되고 깊은 곳에 묻혀있던
비밀들과 진실들을 독자에게 내보인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이들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길,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독자로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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