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설 #견귀방 #김재이 #고즈넉이엔티
*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끌렸지만,
무엇보다 끌렸던 건 이 책의 제목이었다.
견귀방.
한자의 뜻을 푼다면 귀신을 보는 약방문이다.
놀랍게도 실제로 『동의보감』에
기록된 방법이라는 점에서,
대체 어떤 이들이 죽은 이를 다시
보고 싶어 이 금기를 찾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 때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10여 년이 지난 때,
전쟁은 끝났지만 그 상흔은 아직 아물지 않았다.
이참의의 누이 별당 아씨 또한 그랬다.
피로인으로 왜에 끌려갔고,
구사 일생으로 다시 조선에 돌아왔지만
그녀는 세상의 눈을 피해
별당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 그런 별당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혼자인 공간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두려움에 떠는 하인들과 달리,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죽은 충비 ‘동을비’.
왜에 함께 끌려갔지만 돌아오지 못한 존재였다.
* 그렇게 죽은 동을비가 귀신이 되어
별당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때 조정에서는 귀신을 보는 자,
귀신을 이용하는 자를 모두 잡아들이라 명한다.
참판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이참의는
누이의 이야기를 꽁꽁 숨기게 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 별당에서 사람이 연속적으로 죽어나가면서
결국 종사관인 수인의 눈에 띄게 된다.
별당아씨가 가지고 있던 '견귀방'이라는
약방문에 수인은 마음이 흔들린다.
‘견귀방’—죽은 이를 다시 볼 수 있는 약.
전쟁 속에서 소중한 이를 잃은 수인에게
이 유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단 한 번만이라도, 귀신이라도 좋으니 다시 보고 싶은 얼굴.
그 절실함은 결국 그를 사건의 깊숙한 곳으로 끌어들인다.
* 사건은 이참의 댁 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순왜였던 사람이 자살을 가장해
살해 되는가 하면, 친우였던 승지 역시
똑같이 목숨을 져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 견귀방의 행적을 쫓던 수인은
수상한 수의 영감의 꼬리를 밟게 된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견귀방이 필요했던 이들,
끔찍했던 전쟁의 후유증으로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이들을
만나게 되며, 그동안 실타래처럼 엮여있던
인연들의 고리와 마주하게 된다.
* 사실 초반에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서술된 장면들이 실제 대사로 이루어진
회상으로 이루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빠른 전개에 비해 인물들의 감정이
충분히 체감되지 않아,
그들의 고통이 한 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수인을 둘러싸고 있는 비밀들과
전쟁 후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과 마주할수록
책을 넘기는 페이지를 멈출 수는 없었다.
귀신을 보고싶어 했던 이들의 마음.
외면하려 할수록 그들의 마음에
더 깊게 자리잡은 죽은 이들을 보며
역시 선조 X새끼라고 욕할 수 밖에 없었다.
* 모든 아픔은 백성들에게 넘긴 채,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세 치 혀를
놀리는 이들을 보며 저주를 퍼부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죽은 이를 놓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드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귀신보다 더 집요하고,
더 잔인한 것은 결국 살아 있는 인간이었다.
* 마지막까지 아련한 쓸쓸함이 남는 소설.
동의보감에 있는 약방문 ‘견귀방’이라는
기묘한 장치를 통해,
결국 이 소설이 보여주는 것은 하나다.
그럼에도 살아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끝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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