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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신이 깃든 산 이야기
  • 아사다 지로
  • 16,920원 (10%940)
  • 2025-09-12
  • :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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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영역이 충만한 공간에서 만나는 이형의 것들


* 추리 소설을 읽어볼까 하다가,

공포 소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뒤에 읽을 추리 소설들이 있어서

중간에 잠깐 쉬어가도 좋을 듯 해서였다.

그렇게 찾은 책이 '신이 깃든 산 이야기'이다.


* 작가가 어린 시절 미타케산에서 들었던

괴담을 가지고 쓴 소설로서

크게 머리맡에서 이모가 들려준 이야기와

피를 타고 내려온 능력으로 인해

'나'가 겪었던 일들을 서술하고 있었다.


* 메이지 시대에 태어나, 어머니와는

모녀처럼 나이 차이가 나는 지토세 이모.

형제가 많았던 이모는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와

여름에 찾아오는 조카와 어린 친척들을 재우기 전에

머리 맡에서 옛날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주로 무서운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써서

한 권으로 묶은 것이 이 책이었다.


* 미타케산 꼭대기 신사에서 신관으로 있는

증조부는 퇴마 능력이 출중했다.

여우 귀신에 씌여서 찾아오는 소녀들을 치료해주기도 하고,

신통한 능력으로 앞 날을 짐작해

불행한 이들을 달래주기도 했다.


* 아들이 없었던 증조부는 데릴 사위를 들여

신관의 업을 잇게 했다.

그 데릴 사위가 '나'의 조부이자,

지토세 이모와 엄마의 아버지이다.

그는 데릴 사위이기 때문에 신통한 능력은 없었다.

그래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신관으로서 신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 조부의 하나뿐인 아들이 다음 신관이 되었고,

나에게는 외삼촌이었다.

장수한 증조부, 조부와는 달리 일찍 돌아가신

외삼촌과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다.

이렇게 증조부를 비롯한 조부의 이야기는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를 통해서,

외삼촌과의 이야기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서술되는 이야기 구조로 읽다보면

에세이와 공포 소설의 중간쯤 돼 보였다.


*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는 여우 귀신부터

붉은 끈으로 이루어진 남녀까지 그 폭이 매우 다양했다.

특히, 시대적 배경에 종종 '전쟁'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군인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그 유명한 관동대지진 이야기도 있었다.


* 관동대지진에서 '불령 선인' 이라는

껄끄러운 단어를 마주하며 잠시 마음이 무거워 졌으나,

이내 조선인을 향한 또 다른 시선과

지진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그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잘 표현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 홀로 비아냥과 조롱을 견디며

그들을 설득하려 했던 단 한 사람의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당시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가슴이 메어지는 아픔이었다.


* 대대로 신관의 집안이다 보니

핏줄을 타고 능력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나' 또한 보여서는 안될 것이 보이기도 하고,

어떠한 예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보통 사람들 틈에서 사는

그의 이야기는 때로는 처연하게 슬프면서

사무치게 쓸쓸해 보였다.


* 옹기종기 베개에 누워, 눈만 빼꼼 내놓은 채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졌다.

분명 너무 따뜻하고 아련한 이미지인데

나는 어째서 이리도 쓸쓸함만 감도는지.

아무래도 지토세 이모의 이야기도,

'나'의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도 그들의 가족과

엮여있어 이런 감정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 우리 엄마도 늦둥이 막내 딸이라 큰 이모와

나이 차이가 꽤 많이난다.

덩달아 사촌 오빠들과 엄마는 거의 같이 크다시피 했고,

나는 사촌 오빠들보다 조카들과 나이 차가 더 적다.

신관의 가계도가 우리 집과 닮아 있어

몰입이 더 쉬웠다.

특히 아들만 둘, 셋씩 둔 이모들에게

귀하디 귀한 하나뿐인 여자아이인 나를

아직도 '우리 공주' 라고 부르는

이모가 보고싶으면서, 그 옛날 내가 느꼈던

이모들의 손길이 생각나기도 했다.


* 신의 영역이 충만한 공간에서 만나는

이형의 것들.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떠도는 그들 속에서

자연의 괴이함과 더불어 인간의 마음까지

세밀하게 전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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