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 14권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보통 약 500페이지의 책을 읽으면
아무리 길게 잡아도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면 책 한 권을 완독한다.
* 하지만 희한하게도 토지는 그 배,
아니 어쩔 때는 그 세배의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왜 그럴까?
이 비밀의 이유는 대체 뭘까....?
* 1929년 원산 노동자 파업을 지나
1930년대에 들어선 토지.
그래도 13권까지는 읽으면서 공부도 하고
틈틈히 검색도 해보며 읽어서 그런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었다.
* 그런데 14권은 너무 어렵다.
일단 인물간의 대화에서 온갖 주의자들과
그에 따른 사상과 이념들이 쏟아진다.
그래도 조용하와 유인실의 대화까지는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찬하와 오가타의 대화 내용,
제문식의 이야기는 거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듯 싶다.
* 두 번째 읽는데도 아직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 남아있다니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나름대로 역사를 좋아하고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망했다.
두 번 읽고, 세 번 읽어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서
그냥 일단 넘어갔다.
나중에 차분히 다시 읽어보고 공부해야 되겠다.
* 머리에 먹물 좀 든 지식인들이
온갖 ㅇㅇ주의자네 하며 싸우고, 대화할 때
우리의 농촌은 어떠했나.
그 모습이 유독 이번 편에는 잘 나온 것 같다.
* 두만이와 두만네의 대립으로 시작해서
서희와 윤국이의 대립,
영광이와 영광네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아주 적나라하게 대립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그 결과만 보여주기도 했다.
* 특히 윤국과 서희의 모습은 좀 놀라웠다.
오매불망 아버지의 출옥만 기다려서일까.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상처를 준 윤국은
성장하기 위함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 지식인의 길을 걸어가는 자식 세대와
전통과 관습을 따르는 부모 세대의
대립으로 보여져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
* 그리고 내가 관심있게 지켜본 또 하나의 커플.
오가타 지로와 유인실이다.
일본 남자와 조선 여자의 마음을
매우 절절하게 나타냈다.
조선의 여인이기에 일본 남자와
결혼할 수 없다던 유인실.
이 두 사람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이와 더불어 이제 조용하에게서 벗어난
명희의 끝은 어떨지 궁금하다.
* 내심, 용정으로 간 홍이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 했는데
아무래도 다음 권에 나오려나 보다.
인물이 너무 많다 보니까
이 사람 얘기가 나오면 저 사람이 궁금하고
저 사람 얘기가 나오면 그 사람이 궁금하다.
* 13권까지는 완독하고 나면 뭔가
개운하고 깨끗한 느낌이었는데
14권은 완벽히 숙지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뭔가 찝찝하고 쉬이 덮혀지질 않는다.
이렇게 또 나의 한계를 맛보다니.
15권은 부디 이런 찝찝한 마음 없이
개운하게 끝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