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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배롱나무처럼 붉은색 1
  • 강미강
  • 15,120원 (10%840)
  • 2025-12-15
  • : 500


#한국소설 #배롱나무처럼붉은색 #강미강 #청어람

* 오랜만에 애틋한 로맨스가 읽고 싶어
늘 그랬듯 제목과 표지만 보고 주문한 책.
그런데 받아보니, 어머나.
〈옷 소매 붉은 끝동〉을 쓴 작가님의 신작이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붉은색’이 들어간 제목.
이번 작품의 붉음은 배롱나무,
즉 백일홍에서 비롯된 듯하다.
또 어떤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실지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 여인들이 아파도 남성 의원의 치료를
거부하다 병을 키우는 일이 잦아지자,
평민이나 천인 중에서 선발된 의녀들이 등장한다.
이제 막 간병의녀가 된 신비에게는
살면서 몇 번 오지 않을 기회가 찾아온다.

* 내의녀 자희가 건넨, 믿기 힘들 만큼 좋은 기회.
얼마 전 낙마로 두 다리가 부러지고
오른손조차 쓰지 못하는
세자의 간병의녀가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자희의 말이 자꾸만 약장수가 치는 대사처럼 들린다.

* 신비는 동궁전에 들어가 세자와 대면하는 순간 깨닫는다.
자희가 정말로 ‘약을 팔았다’는 사실을.
동궁전의 세자는 병자가 맞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개차반 같은 성격이었다.
툭하면 나가라, 꺼지라 하고
툭하면 애써 달인 약을 엎어버리며
툭하면 문을 걸어잠근다.

* 신비는 이를 병자가 부리는 짜증이라
여기며 묵묵히 받아낸다.
그리고 세자의 틈바구니에 비집고
들어갈 방법을 궁리한다.
조각 같은 외모에 처음으로 미소가 번진 날,
세자는 신비가 준 약을 마신다.
침도 싫다, 약도 싫다, 밥도 싫다.
늘 ‘싫다’와 ‘안 한다’뿐이던 세자의 고집을 꺾은 신비에게
모든 이들의 기대가 쏠리고,
왕은 그 노고를 치하해 상까지 내린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직감했다.
세자는 이미 신비에게 마음이 있다!
얼레리꼴레리~!!!

* 신비가 세자를 움직인 비결은 다름 아닌 오만방자함이었다.
나가라 하면 버티고, 꺼지라 하면 다음 날 또 나타난다.
약을 엎으면 더 넉넉히 준비하고,
문을 잠그면 어떻게든 다시 자신을 보게 만든다.
그렇게 세자는 신비에게 곁을 허락하고,
신비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간병을 이어간다.

* 그러던 어느 날, 신비는 원치 않은 내기를 하게 된다.
신씨 성의 관비라는 뜻으로 불리다
그 이름이 그대로 굳어버린 사정을 알게 된 세자는
신비에게 진짜 이름을 알려달라고 한다.
대신 자신 역시 ‘이운’이라는, 휘가 아닌
진짜 이름을 내놓겠다고 제안한다.

* 신비는 이 제안을 기회로 만든다.
동궁전 앞뜰의 배롱나무 가지를 꺾어 화분에 옮겨 심고,
첫 꽃이 필 때까지 세자가 오른손을 움직이면 세자의 승리,
그렇지 않으면 패배로 하자는 내기였다.
이 내기는 ‘보통의 사내로 살길 바라는’
왕이 지켜보는 앞에서 맺어진다.

* 사실 두 사람에게는 진짜 이름 말고도 숨겨진 비밀이 있다.
세자는 정통성이 부여된 다음 왕이지만,
그 안에는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어린 아이가 있을 뿐이다.
늘 성취보다 포기가 빨랐던 아이,
아이인 채로 몸만 자라버린 사내가
빛과도 같은 여인을 만난다.

* 신비 역시 관비가 되기 전의 이력을
아무도 알 수 없는 여인이다.
과거는 지워졌지만,
복숭아를 받았으니 오얏으로 갚아야 한다며
왕이 내린 면천의 기회조차 거절하고 세자의 곁에 남는다.
자신의 장점을 ‘붙임성이 좋고, 잘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
왕 앞에서 당당히 말하는 여인.
자신이 빚어낸 한 줌의 빛이라도
세자에게 내어주겠다는 여인이
어린 아이를 품은 사내를 만난 것이다.

* 세자와 신비의 티키타카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터진다.
광대가 승천해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건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신비가 숨긴 과거는 대략 짐작이 가지만,
정확한 이야기는 2권에서 확인해야 할 듯하다.

* 의녀는 여인의 치료를 돕는 존재였지만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다.
연회의 흥을 돋우기 위해 불려가고,
궁녀가 죄를 지으면 체포 역할을 맡으며,
여인으로서 남성과 접촉한다는 이유로
추잡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 세자와 신비의 티키타카와 로맨스뿐 아니라
이러한 역사 속 의녀의 처지,
궁중 암투,
가족이면서도 가족이 될 수 없는
왕과 세자의 관계까지—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이다.
이제, 빨리 2권을 보러 갈 차례다.

#배롱나무 #백일홍 #세자 #사극 #로맨스
#의녀 #내기 #로코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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