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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 고수유
  • 14,400원 (10%800)
  • 2024-05-05
  • : 435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어떻게 시간을 빌려준다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었다.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으로
타인에게 줄 수도 없고, 뺏을 수도 없다.
늘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고
지금도 나의 현재는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와 귀여운 까만 고양이,
똑똑해 보이는 앵무새가 있는 타임 전당포.
그곳은 어떤 곳일까?

* 사람이 살다보면 잡을 지푸라기도 없을 때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거절하고
거부하는 기분.
그렇게 삶의 끝자락에 놓인 사람들은
신의 마지막 자비처럼 '타임 전당포'의
명함을 보게 된다.

* 시간을 빌려주는 전당포라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는 명함을 본 이들은
밑져야 본전! 하고 전당포에 전화를 건다.
사실이라면 땡큐하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이미 잃은 것이 많아서 더 잃을 것도 없으니까.

* 그렇게 그들은 할머니에게 심사를 받게 된다.
과거의 시간은 24시간, 48시간, 72시간의
단위로 빌릴 수 있다.
24시간을 빌리는 데 남은 수명의
19년 하고도 65일을 넘겨줘야 한다.

* 과거에서는 고작 하루인데....?
만약 현재 내가 40세이고,
59세에 죽을 운명이라면
나는 과거로 돌아오자 마자 남은 수명을 주고
죽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남은
수명을 알고 가는 것도 아니다.

* 그럼에도 그들은 꼭 과거로 돌아가고자 한다.
남은 나의 수명을 주고서라도
바꾸고 싶은 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후회일 수도 있고, 죄책감일 수도 있다.
그 한 순간을 바꿨더라도 현재의 내가
꼭 더 낫다는 보장은 없다.

* 그리고 만약, 과거에서 소원을 이뤘더라도
현재로 돌아오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할머니는 그것을 다르마, 즉 우주의 법칙이라고 했다.
돌아오지 않은 그들은 그 즉시 소멸이다.
꼼꼼하고 깐깐한 우주의 법칙 다르마 안에서
카르마를 행하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꼭 그에 따른
보상을 받기도, 업보를 받기도 했다.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그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았다.

* 만약 나라면, 내 앞에 타임 전당포가 있다면
나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만약 돌아간다면 어떤 부분을 바꿀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 역시나 나는 돌아간다면 7살 때,
비가 오는 그날 밤으로 돌아가고 싶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들어갔던 그 날.
그때 내가 거기에 없었더라면
아픈 발목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소풍과 운동회도 없었을 테고
30년 넘게 나를 옥죄는 통증도 없었겠지.

*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시 7살이었던 내가 그 날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거기에 나는 지금의 내 삶에
굉장히 만족하며 살고 있는 편이다.
그 사고 덕분에 나는 두 번째 삶을 사는 기분으로
늘 후회와 미련 없이 지내려고 매우 노력해왔다.
어쩌면, 그 사고조차도 나를 키우기 위한
우주의 법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뭐, 진짜 가나마나 내 수명만 날리는 거지.

* 이런 이상하고도 재밌는 상상들을 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삶에 지쳐 생의 끝자락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만,
진짜 그런 사람들은 책을 안읽는다.
그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시간과 삶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 현재 타임 전당포는 서울/경기 지역에만
있었으니까, 다음에는 전라도/경상도 쪽으로 해서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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