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호러 소설인줄 알고 읽었다가
사회파 미스터리였던 일이 있어서
다시 호러 책을 찾고 있었다.
그때 책 탑에서 빼꼼히 나를
나를 쳐다보고 있던 책이다.
얼마전에 나한테 수첩 갖고싶냐고
물으셨던 분이 계셨는데......
어떤 수첩인지 한 번 봐보자!
* 드리머.
꿈을 꾸는 사람들이란 뜻의 책.
뒷표지를 보니 불교와 힌두 사상의
신비주의로 가득한 오컬트 요소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같이 있다고 한다.
옳거니! 드디어 찾았다!
* 책은 네 친구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필립, 여정, 기철, 명우.
네 사람은 모두 동갑내기로
고등학교 동창이다.
어떻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네 사람이었지만
그들도 알고있다.
가장 편하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이들 뿐임을.
* 그 날도 여느 때처럼 필립의 집에 모였다.
여정은 기철에게 또 차여서 화가 났고,
기철은 그런 여정을 애써 외면 한채
어떻게 하면 명우에게 돈을 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필립은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고,
명우는 왜 자신이 여기서 저들과 어울리고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 그렇게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가고
명우는 필립의 찬장에서 컵을 꺼내려다가
우연히 낡고 까만 수첩을 발견하게 된다.
그 수첩을 손에 쥐는 순간,
알 수 없는 충동에 휩싸였다.
'어떻게 해서든 이 수첩을 손에 쥐고 싶다'
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명우.
* 명우는 필립에게 수첩을 팔라고 하지만
필립은 돈 천 만원에도 수첩을 팔지 않겠다고 한다.
나중에 기철에게 들은 바로는
그 수첩은 필립의 외할머니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사이비 종교인 가리교에서 나온 수첩이라고 한다.
* 그 수첩에 손이 닿았을 때 부터
이상한 꿈을 꾸게 되는 명우.
그는 결국 기철을 시켜 그 수첩을
자신에게 가져오게 한다.
기철은 여정을 시켜 필립을 집 밖으로
불러내게 하고, 여정은 기철이 사준
미우미우 원피스에 홀랑 넘어가서
유일한 친구인 여정을 배신할 것만 같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의리는 있었던 여정은
필립에게 그 수첩을 가지고 나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필립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필립의 가방에서 그 수첩을 꺼내고
여정은 알 수 없는 꿈을 꾸게 된다.
* 그렇다.
수첩이 손에 닿으면 수첩은 그 사람을
꿈의 길로 인도한다.
꿈의 내용은 각기 제각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도 매우 어렵다.
* 사이비 종교에서 나온 수첩을
둘러싼 네 친구의 관계,
수첩이 주는 힘과 그 힘을 이용하려는 다툼까지.
와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스릴 넘쳤다.
중간 중간 툭툭 튀어 나오는,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장면들은
책을 읽는 나마저도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만족할 수 없는 현실을
만족할 수 있는 현실로 바꿔 줄 수 있는 힘.
그러나 그 힘에는 무시무시한 대가가 따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을 하고,
때리고, 베고, 상처를 준다.
* 이런 수첩이 실제로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손을 뻗을 것인가?
내 손을 뒤로 감출 것인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뒤흔들고,
이룰 수 없는 꿈을 쥐고픈 욕심을
종교적으로 빗대어 오컬트적으로
잘 풀어낸 책이었다.
오컬트 충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