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오마카세라 함은 메뉴의 종류와 요리하는 방식을
모두 셰프에게 맡긴다는 뜻의 일본의 문화로
요즘에는 고급 일식 요리 코스를 뜻하기도 한다.
*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셰프가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요리로 늘 대접 받는다, 라는
느낌을 주는 요리이다.
하지만 이 앞에 '살인'이 붙으니
느낌이 확 달라졌다.
뭐지? 대체 무슨 뜻이지?
살인도 코스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책을 펼쳐보았다.
* 오늘도 그는 일식 고급 요리점인
스바라시의 문을 열었다.
무송빌딩의 건물주 최현성.
아버지 최무송이 남긴 건물을 상속 받은 그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개쓰레기 건물주였다.
* 무송 빌딩에 입점한 점포들에게 갑질은 기본.
성추행과 성희롱은 덤이고,
입점한 점포들을 이용하면서 단 한 번도
돈을 내본 적이 없는,
놀부 저리가라 하는 못된 심보의 소유자였다.
* 그래도 건물주여서일까?
그에게 눈독을 들이는 여성들이 있었다.
리노헤어숍의 원장 정선아와
물들임염색방의 하민정이었다.
두 여자는 절친이면서 동시에
한 남자를 둘러싼 치정의 주인공들이었다.
* 염색방에서 최현성을 두고 정선아와
하민정이 몸싸움을 벌이게 된다.
무송빌딩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지켜보았고
얼마 뒤,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
최현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 담당 형사인 지형사는 탐문을 하던 중
전 건물주인 최무송과 현 건물주인 최현성의
대비되는 행보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뭔가 꺼름칙한 최무송의 죽음.
최무송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한 것이었다.
한 빌딩에 두 건물주가 사망했다.
건물을 노린 이의 연쇄살인인가 싶었을 때,
헤어숍의 정원장 또한 사망한 채 발견된다.
* 최현성을 둘러싼 치정 범죄일까?
아니면 건물을 둘러싼 살인 사건일까?
지형사도 읽는 이도 당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러던 중 그는 최무송이 총애했다고
알려진 몇 개의 점포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의 점포인 내과에서
트릭을 밝혀 낼 실마리를 찾게 된다.
다음 살인 오마카세를 대접 받을 이는 누구일까?
* 책을 읽는 내내 미친듯한 몰입도에
혀를 내둘렀다.
단 한순간의 지루함도 없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최현성의 죽음은 '업보'의 형태로 보였었다.
그동안 점주들을 어지간히도 괴롭혔어야지.
* 누가 죽였든 간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그의 행보에 사실 잘 죽었다 싶기도 했다.
마무리가 어떻게 지어질지 엄청 기대했는데
이렇게 맺어질 줄이야.
*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가족의 형태와
타인의 시선, 한 건물을 둘러싼 치정과
상속 이야기들을 보면서 이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뻔하지 않은 트릭과 뻔뻔한 사람들이
이루어낸 이야기.
* 읽는 내내 초밥과 회가 너무 땡겨서
조금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배고픔을 뒤로하고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는
맛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