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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다다미 넉 장 반 타임머신 블루스
  • 모리미 도미히코
  • 16,020원 (10%890)
  • 2025-03-21
  • : 1,690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바로 얼마 전에 읽었던
'다다미 넉 장 반 신화대계'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얼간이 같은 모습을 보여줄 지,
아니면 후속작답게 조금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책을 펼쳤다.

* 책을 펼친 곳에서 그는 신화대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여전히, 그의 곁에는 오즈가 있었다.
조금 달라진 것이라고 한다면 전혀 새로운
동아리에 들어가 있는 것과
하숙집이 1층이 아니라 2층에,
무려 에어컨이 있.었.던. 곳이랄까.

* 에어컨이 과거형이 된 것은 오즈 탓이다.
오즈의 부주의로 인해 에어컨 리모컨이
사망했고, 그들은 다시 사우나와 맞먹는
더위를 맨몸으로 이겨내야만 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아카시는
"사이 좋은 모습이 얼간이 같구나."
라고 중얼거렸다.

* 그 얼간이들 틈에 아카시가 낀 것은
아카시가 영화동아리 '계'의 소속이기 때문이다.
얼간이도 전염이 되는 걸까,
아카시가 만든 영화는 매우 많지만 깊이가 없다.
그래도 아카시는 또 영화를 만든다.
이번에는 그의 아이디어로 말이다.

* 영화 촬영이 끝난 후,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아카시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오즈는 여기 이 카메라 앞에
말도 안 되는 분장을 하고 발연기를 하는 중인데
저 멀리 연립주택의 공용 베란다에
오즈의 모습이 또 찍힌 것이다.

* 오즈는 쌍둥이였나?
아니면 분신술이라도 쓰는 것인가? 할 때
그들 앞에 놀라운 물건이 턱하니 나타난다.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파랗고 동글동글한
고양이형 로봇이 먼 미래에서 타고온
그것과 똑같이 생긴 그것.
타임머신이다.

* 영화도 아니고, 가짜도 아닌
진짜 타임머신이다.
그렇게 그들은 시험 삼아 타임머신을 타고
딱 하루 전인 어제로 넘어가게 되었다.
오즈가 먼저 어제로 넘어가고 나서야
왜 오즈가 둘이었는지 설명되었다.

* 그러다 문득 나는 이 타임머신을 통해
사망한 리모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즈를 다시 어제로 보내고 남은
그와 아카시는 곧 엄청난 모순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제의 리모컨이 오늘로 넘어온다면
이 작은 일이 연쇄반응이 일어나서
곧 이 우주는 '거짓'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 오즈를 막아야 한다.
절대! 그 리모컨이 오늘로 돌아와서는 안된다!
그렇게 그는 아카시와 함께 그들을 막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어제로 향한다.

* 1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인데도
그들은 한결같이 얼간이 같았다.
어쩜 이리도 단 한 치도 커지지 않았는지.
우주 소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와
그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는 그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또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왔다.
역시, 시트콤 같단 말이지~

* 지금도 가끔 그럴 때가 있지만,
예전에는, 특히 안좋은 일이 있을 때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이 세상을 조종하는 거인이 지금
밥 쳐먹으러 갔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하고
정신승리를 한 적이 꽤 있다.'

* 운전을 하다가 차가 막혀도
'응, 지금 거인이 급똥 싸러 갔어.
거인이 오면 길이 다시 뚫릴 거야.'라고
생각하면 그 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얼간이들을 보면서 내가 하도 욕해서
너덜너덜해졌을 그 거인이 생각났다.

* 모든 일은, 정말 틀어지는 것까지도 계산해서
정해져 있는 것일까?
과거가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라면,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내가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내가 헤쳐나가는 것 또한
우주가 정해 놓은 법칙일까?

* 어떨 때는 정해진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또 어떨 때는 헤쳐나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다 나도 얼간이처럼 결론을 내렸다.
누가 정해 놓으면 어떻고, 헤쳐 나가는 것이면 어떠냐.
나만 행복하면 됐지!!

* 아마 이제는 차가 막힐 때마다,
뭔가 일이 안 풀리고 꽉 막힐 때마다
이렇게 외칠 것 같다.
'오즈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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