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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를 하면서
이 출판사가 내는 책에 대해
더 애정을 갖게 되었다.
사회문제를 베이스로 한 감동적인 소설도 있고,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추리소설도 있었다.
*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장르기에
이 도전이 매우 신났었다.
출간일 순서대로 읽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미 나에게 그건
무의미한 일이라 그때그때
끌리는대로 읽는 편이다.
* 그러다 문득 보이는 하나의 문구.
'본격 호러 장편 미스터리'
호오오오오오러어어어어어?
이때부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음.
우리 집은 왜 이렇게 택배가 늦게 오는가,
현관문을 몇 번을 열어제끼고서 만났다!
* '거울 속 외딴성'은 이미 아끼다 똥되버린
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요건 그럴 수 없다!
책이 오자마자 표지의 서늘한 감촉을 느꼈다.
와, 밖에 엄청 추운가 보네. 했는데
딱 보이는 렌티큘러 엽서!
오우, 이런 굿즈 너무 사랑합니다!
* 표지와 엽서만 한참 감상하다가
책을 펼쳤는데, 첫 문장부터 미쳤다.
'전학생을 소개합니다.'
차이나칼라 재킷 교복에 눈이 조금
부어서 졸려보이고, 키는 큰 편인
시라이시가 미오의 반으로 전학을 왔다.
* 그런데 첫 만남이 어째 좀 요상시럽다.
남들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는건가?
싶을 정도로 미오를 빤히 쳐다보는 시라이시.
미오의 친구들은 그런 그가 미오에게
반했다고 방방 뛰지만 미오는 그 눈빛에서
뭔가 꺼름칙한 느낌을 받는다.
* 몇 번의 눈맞춤, 그리고 외면 끝에
미오는 선생님의 부탁으로 시라이시에게
학교를 안내해 준다.
그렇게 쳐다봤던 애였으면 엄청
적극적인 어필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용하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가? 싶을 때,
미오의 귀를 치는 한 마디.
"오늘 집에 가도 돼?"
* 이거이거 완전 순 미친X 아니여?
오늘 처음 전학와서 통성명하고
바로 집으로 고고? 와..... 또라이네.
했는데, 오히려 미오에게는 이 순간이
행운으로 바뀌게 되었다.
평소에 관심있어 하던 동아리 선배
간바라에게 상담을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진 것.
* 간바라 선배가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늘 미오를 걱정하며 챙겨준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간바라였기에
미오는 너무 행복했다.
간바라가 동아리 사람들에게
미오와 사귄다고 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왜 였을까,
간바라는 갑자기 이상해졌다.
말 그대로 정말 '이상'해졌다.
이게 이렇게까지 몰아붙일 일인가?
싶을 정도로 미오에게 화를 낸다.
그런데 이것도 다 미오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란다. 잘못한건 그녀라는
간바라의 태도.
어, 이거 가스라이팅??
* 그렇게 주눅이 든 채로 미오의 집에
도착하자 어슬렁거리던 시라이시가 그들을 반긴다.
어머어머 이거 뭐야뭐야뭐야,
차랑, 하는 방울 소리와 함께 그제서야
'아, 맞다 이거 호러소설이었지.' 하고
깨닫게 되었다.
* 크~ 하는 감탄사와 함께
페이지는 미친 속도로 넘어간다.
뒤에 내용이 궁금해서 중간에 끊을 수도 없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보자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싸함.
어, 나 이런 거 많이 봤는데............?
* 야미하라가 가장 무서웠던 것은 그거였다.
일상 속 공포. 내가 너무 흔히 봐왔고,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흔히 볼 수 있을
그런 것.
하... 안되겠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불 다 켜놓고
냥냥이한테 손 잡고 자달라고 구걸해야지...
* 블루홀식스가 소설 맛집인 줄은 알았지만
호러도 이렇게까지 여운이 길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나는 방울 흔들어줄 사람도 없는데 어쩌란 말이요ㅜㅜ!!
이 리뷰를 쓰면서도 무서운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요.........? 책임져요!! 블루홀식스ㅜㅜ...
* 출판사 도장깨기 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