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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관타나모 키드
  • 제롬 투비아나
  • 17,100원 (10%950)
  • 2024-10-21
  • : 2,600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사실 책을 받아 놓은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사다 뭐다, 하면서 바쁜 와중에
공부할 틈이 없어서 미뤄놓았었다.

* 그러다가 이번 설에 1박 2일로
집을 비운 엄마한테 빡쳐서
냥냥이 님이 편찮으셨다.
덕분에 아무것도 안하고 침대에 누워
공부할 틈이 생겼다.
대체 뭘 공부하냐고?
일단 관타나모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라서 관타나모부터 찾아봤다.

* 관타나모는 쿠바 남동부의 도시이다.
미군 해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으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으로
불법 체류자를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했다는 곳, 바로 그 곳이다.

* 자신이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나
14살 때부터 메디나에서 행상을 했던
무함마드 엘-고라니.
그는 고향에 대해 아는 것은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 뿐이다.

* 행상을 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꿈을 꿀 틈도 없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의 한 마디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꿔 놓았다.
사우디 거리에서 물건을 팔던 14세의
소년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꿈을 찾기 위해 돈을 모아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떠난 곳에서는 무지개빛 꿈이
가득할 줄 알았다. 그 일이 있기 전에는.

* 파키스탄에 간지 두 달만에
9·11 테러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과는 크게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군인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들은 감옥으로 데려가서 그를 심문했다.

* 9·11 테러범을 조작하던 이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 많은 고문을 당했다.
왜 체포되어야 하는지 동료들에게
묻던 그의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그냥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던 거야."
라는 대답 뿐이었다.

* 그때부터 여러 수용소를 지나
관타나모 수용소까지 가게 되었다.
가장 어린 수감자였지만
가장 용감하고 다루기 힘든 수감자이기도 했다.
운다고 석방해 주지 않을 것이기에
그는 늘 웃었다.

* 가끔 미군과 경비병들을 골탕먹이기도 했다.
그때,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면서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지 될 것 같았다.
그와 함께 그들의 인권도 지켜질 것 같았다.

* 마침 오바마가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미국 법원으로부터
무죄로 풀려났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의 인생 중
3분의 1인, 8년이 지난 시간이었다.

* 파키스탄에만 가면 다 잘 될 것처럼
느껴졌듯이 그 수용소만 나오면
자신도 사람답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이유 없는 색안경, 근거 없는 의심,
어디서도 안전하게 지내지 못하는
그는 지금도 고통 받고 있다.

* 그때 그가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의 인생은 그저 평범한 이들처럼
평범하게 늙고, 평범하게 살았을까?

* 8년이라고 하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긴 시간이다.
누군가는 태어나서 걷고, 말하고,
밥을 먹는 시간 동안 그는
추위와 싸우고 굶고, 갖은 고문에 시달렸던 것이다.

* 이 힘든 현실 속에서도 늘 웃는
그의 모습이 블랙코미디처럼 다가왔다.
그랬기에 가슴이 저렸다.
나와는 먼 나라 땅의 이야기라고
외면하고 무심했던 세월이 반성되었다.

* 지옥과도 같은 그 곳에서
절망을 맛보면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무함마드 엘-고라니.
부디 그의 인생이 자유롭고 평등하길,
따뜻한 음식과 안락한 침대가
늘 함께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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