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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책 읽는 마음
  • 밤의 소리를 듣다
  • 우사미 마코토
  • 15,120원 (10%840)
  • 2023-03-27
  • : 353




* 설 명절 연휴에 기차표 예매에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내려가야만 했다.
하지만 갑자기 내린 폭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너무 서운해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좋아하는 책을 챙겨
귀성길에 올랐다.

* 휴게소에 한 번도 안들리고
차도 안막혔을 때 편도 5시간.
이번에는 눈과 함께여서 내려가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길에
나는 이 책과 함께 했다.

* IQ138에 은둔형 외톨이가 된 류타.
공원 의자에 앉아서 문고본 책을 보다가
우연히 한 여자를 눈에 담게 된다.
그 여자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새하얀 원피스에 빨간 피가 뚝뚝 떨어진다.

* 이윽고 여자는 류타에게 자신의 피가 묻은
커터칼을 내밀고, 그는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건네 받고 만다.
주변인들의 신고로 그 여자를 습격한 것이 되어
경찰서에 가게 된 류타.
진실을 얘기했지만 경찰은 그리 믿는 눈치가 아니다.

* 그때 그녀의 담임인 하루노부 고등학교
야간 담당 선생님이 와서 사정을 설명하고
류타에게 사과를 한다.
류타는 그녀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자신과 같은 부류라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끌렸을지도 모른다.

* 그런 그녀에게서 유일하게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류타는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를 받아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에
은둔형 외톨이를 벗어나 재활을 목적으로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 학년은 달랐지만 가끔 유리코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늘 혼자 밥을 먹는 류타를 불러준
다이고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 다이고는 '달나라'라는 재활용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학생으로
나이는 류타보다 어리다.
하지만 밝은 미소와 호탕한 성격으로
늘 주변에 사람을 두었던 친구였다.

* 유리코와 길을 걷던 중, 우연히 다이고를 만나
그 '달나라'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것이 류타의 인생에 전환점이 될 줄은
그땐 미처 몰랐다.
심부름 센터도 겸하고 있는 달나라에서
류타는 우연히 자살로 위장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게 되었다.

* 이후 시급 없는 알바생이 되어 뻔질나게
달나라에 드나들며 다이고와 '친구'리고 부를 수
있는 관계까지 진전하게 되었다.
다이고도, 류타도 막상 자신들의 아픔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채였지만.

* 여러가지 사건들이 그들을 찾아오고,
우연이 겹치고 겹치면 운명이라는 말처럼
그 사건들은 류타와 다이고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한 사건으로 집중되었다.
일가족이 몰살한 살인사건,
그리고 그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의 어머니.

* 그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들을 지켜보며 사건을 조사하는 류타까지.
어쩌면 현실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라
신기하게 이해가 되면서도 그래도 어떻게...?
왜....? 라는 물음이 끊이지 않는 책이었따.

* 류타의 시선에서 본 그들과
다이고와 함께 하면서 어둠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류타.
'관계'를 통해서 스스로를 혹은
타인의 말과 체온을 빌려 상처를 치유하는
그들의 모습은 씁쓸하기도 하면서
기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그들의
우정은 단단해져 갔지만, 그만큼 또
쉽게 깨질 것처럼 불안해졌다.
아주아주 늙은 할아버지에게
'내가 젊었을 적에 말이야,
'달나라'라는 재활용품점에
내 친구 다이고가 살고 있었어.'
라고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 아마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들 속에서도
절대 흥분하지 않고 냉철하게 그 사건들을
살펴보는 류타의 성향때문이리라.
잔잔한 호수 위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가
거대한 파도를 만드는 것처럼
그때 그 공원에서 유리코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루노부 야간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다이고도 만나지 않았더라면,
류타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의 물방울이 되어
큰 파동을 만들어낸 류타와 다이고.
그들의 찬란한 우정과 그 마음을
언제까지고 응원할 것만 같다.

* 출판사 도장깨기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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