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뽀의 책 읽는 마음
  • 토지 1
  • 박경리
  • 15,300원 (10%850)
  • 2023-06-07
  • : 6,133

* 10여년 전, 토지를 세트로 덜컥

사놓고도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 위대한 여정의 길에

책을 펴들기도 전에 미리 겁을 먹어서일테다.

총 20권의 책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내 책장에 들여놓고 보니 약간의 공포가 되었다.


* 내가 저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저기 저 안에 있는 문장들을 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하등 쓸 데 없는 걱정을

나는 그때부터 미리 하고 있었다.


* 그러다 작년에 우연히 좋은 모임을 만나

드디어! 토지를 전권 읽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책장에 넣어놓고

쳐다보기만 했더 그 세월이

어찌나 한탄스럽던지.


* 그리고서는 욕심이 생겼다.

저 문장들을 따라 써보고 싶다.

나도 저 문장을 쓸 때의 느낌을 알고 싶다.

하는.

하지만 실로 방대한 그 여정을 따라가리라

결정하기에는 또 쉽지 않았다.


* 그래서 잠시나마 나를 가늠해보고자

선택한 방법.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하는

'필사적으로'에 들어간 것이다.

그 동안 내가 좋아하던 문장들을

하나하나 꾹꾹 눌러 담아 쓰고 있노라면

내가 그 분이 된 것만 같은

착가에 빠져들곤 한다.


* 작가님의 애정어린 손길로 만들어진

인물들을 따라가 같이 분노하고, 울고,

같이 행복해 하기도 한다.

특히나 토지 1권은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라는 면에서 그 느낌이 남다르다.


* 한가위, 풍신 좋은 용이 아재,

소리 좋은 금돌할배를 배경으로 한

농악대 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듯 할 때

막이 오르고 그들이 등장한다.

평사리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설명과 관계도를

그려나가기 바빴던 1권.


*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검은 속셈까지.

인물들만 따라가도 좋고,

역사적 사실들만 찾아서 읽어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 별당아씨와 구천,

귀녀와 평산,

윤씨부인과 김개주,

용이와 월선 등 아프고 시린 사랑이 있는가 하면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이도 있었다.


* 이미 한 번 읽어서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으니 더 깊은 맛을

느끼게 되고, 문장을 따라서 쓰니

내가 그들이 된듯한 느낌도 든다.

단어 하나, 문장부호 하나

버릴 것 없는 책.


* 이제 그 대단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