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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고양이가 고양이의 시점으로 쓴 책이라는데,
14년 차 집사인 내가 안읽을 수 없지!
뭔가 이 책을 읽으면 14년 째
이해하려고 노력 중인 우리 냥냥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책을 펼쳤다.
* 책을 펼치자 자신을 '묭'이라고
소개하는 귀여운 고양이가 나타났다.
글을 쓸 줄은 알지만, 집사와 어색해 지는 건
싫으니 비밀이란다.
음, 집사만 모르고 이젠 다들 아는 비밀이 되었겠군.
* 고양이 묭이의 밤은 은밀하고, 치밀했다.
집사가 잠든 밤을 틈 타
몰래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를 거하게 벌인다.
가끔 우리 냥냥이도 츄르 한사발 거하게
걸치고 온 듯한 표정으로 자던데.....
요녀석, 엄마 몰래 나갔다 온거였구나!!
* 묭이가 집사에게 바라는 점도 있었다.
그런데 왜일까...?
묭이 우리 냥이랑 친구니...?
냥냥이가 나한테 하는 말인 것 같아
마음에 콕콕 가시가 박힌다.
미안해.. 이젠
'우리 집 냥냥이는 돼지 냥냥이!
눈만 뜨면 밥 달라고 냥냥냥
밥 먹으면 재우라고 냥냥냥'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강아지 개사)
노래 안부를께T^T
* 그렇게 뜨끔한 현실들과
집사를 생각하는 묭이의 마음,
묭이가 지새우는 은밀하고 깜찍하고
치밀하면서도 귀여운 밤들을 지켜봤다.
* 묭이는 흔히 집사들이 얘기하는
'산책 냥이'로 보였다.
집 밖으로 나가면 죽는 줄 아는
우리 애한테서는 공감이 안가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저, 밖의 아이들은 이렇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이 안쓰럽지만
내가 다 데려오고 케어할 순 없으니
최대한 무신경하게 대하려고 하는 중이다.
* 아는 사람은 이제 다 알겠지만
나는 있다! 고양이!!
내 냥냥이는 작년에 큰 수술을 했다.
3주의 입원 기간을 거치고,
퇴원 후에는 더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
벌써 14살, 두 손 바닥에 폭 담기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커서 13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지....
* 그래서인지 묭이가 처음 집사에게로 오던 느낌,
묭이가 처음 집사와 함께한 밤,
이런 이야기들을 기대했었다.
집고양이로서, 집사가 잠든 밤에 잠든 집사를 보면서,
때론 떨어지는 눈과 비를 보면서,
꿈을 꾸고 울고 웃는 집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들을.
*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남의 집 고양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선했다.
공감했던 부분은 완전 대공감이었으니까!
냥냥이 껴안고 보는 묭이가 쓴 책이란!
이 맛은 나밖에 모를 거다 하하:)
이제 묭이의 당부처럼 절대로!
냥이한테 돼지라고 안놀려야겠다.
* 껌딱지 녀석 때문에 요즘에는
화장실도 문 열어놓고 가고,
샤워도 문 열어놓고 하고 있는데
이게 엄마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니!!
그러기엔 밖에서 너무 목이 터져라
울고 있는 너이지만,
이젠 화 안낼께.... 네가 지켜준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든든하구나 하하하:)
* 냥냥이는 앞으로 죽을때까지
내 옆에서 함께할 거다.
바람이 있다면 무지개다리를 건너더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건너길 바라는 마음이다.
묭이야~ 묭이도 집사랑 계속계속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