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사진관
sweetygirl46 2022/09/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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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쿠다 사진관
- 허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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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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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쿠다 사진관
✍🏻 허태연 장편소설
📑 다산북스
p.97 “자기 실력을 평가하는 것은 좋아. 하지만 비교하는 것은 나쁘다.” 석영이 말했다. “사진은 단지 보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고 스테판 거츠는 말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하고 탐구하게 하는 거, 그런 게 좋은 사진이라고 나도 생각해. 스테판 거츠 같이 훌륭한 작가는 관람자들을 행동하게 하지. 오늘, 네 사진도 그랬어.”
p.200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p.267 “하지만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순 없어.” 스테판 거츠가 말했다. “아기의 모든 순간이 비디오로 남았다 해도 자네 어머닌 슬펐을 거야. 자식의 죽음이란 그런 거니까.”
p.341 “즐거운 사진만 있으면 감각이 무뎌져요.” 석영이 끼어들었다. “이런 사진이 중간중간 있으면 아이의 웃는 얼굴이 소중해집니다. 두고 보세요. 1년, 아니 10년쯤 지나면, ‘이 사진 정말로 잘 찍었다’ 하실걸요.”
p.356 주차된 SUV에 오르며 석영과 제비는 행복했다.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렇게 됐다는 걸 그들은 알았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세상 사람 모두가 불행한 줄로 알았다. 모두가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줄 알았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 인생에 너무 많았다. 하지만 하쿠다 사진관에서 일하며 그들은 깨달았다.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은 조금쯤 행복할 때가 있다. 슬픔도 원망도 그럴 땐 잊어버린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사랑할수록 사랑스럽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면 더욱더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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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사용하는 언어에서 부터 이국적인 곳이다. 몇 해 전, 순이삼촌을 읽었을 때 만 해도 제주도 방언 해석이 반이었었다. 하쿠다 사진관은 얼마전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 영향인지 자동적 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익숙해진 말이 되었다.
'하쿠다'는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 라는 뜻.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을 뜻한다. 이름처럼 이 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정해진 컨셉에 따른 촬영이 아닌 그들이 간직하고 싶은, 그들이 원하는 촬영을 한다. 그리고 촬영된 사진을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맛있는 음식과 함께 나누는 문화를 판매한다.
제법 시간이 지난 일이긴 한데, 지인이 독립책방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으로선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지만, 그 시절엔 그걸 해서 돈을 번다고? 인터넷 서점이 얼마나 편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는데 동네책방이 과연 돈벌이가 되겠냐며 손사래를 쳤던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라는 것에만 포커스가 맞춰 있었던 나라서, 책방이 책과 동시에 문화를 파는 곳이라는 생각은 못했던 것이었다. 물론 내가 그 이후에 경험한 것들로 이제는 그 문화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지만 말이다.
실제로 하쿠다 사진관이 있다면 꼭 한번 들르고 싶어졌다. 과연 나는 이 하쿠다 사진관에 가게 된다면 어떤 촬영을 부탁할까? 그리고 한 장의 사진으로 나의 진짜 모습을 남긴다면, 나의 찬란한 순간은 어떤 장면으로 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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