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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소녀의 세상은 회색과 분홍색으로 이루어져있다.>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주와 같은 반 여학생'야마우치 사쿠라'
가족외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은 사쿠라의 병을 남주가 알게되면서 그 둘의 만남은 시작되고,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그렇게 둘은 분홍색으로 가득찬 청춘의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된다. 항상 주변에 대해 자신을 가두었던 이 남주는 사쿠라를 통해서 점점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모든 친구들의 중심에 서있는 사쿠라도 남주를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되니깐 말이다.
그러나 분홍색으로 보이는 그들의 내면에는 회색빛으로 가득찬 불안이라는 다른 존재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니, 애초부터 있었지만 그 현실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를 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 현실이라는 결과는 참혹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둘은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숨기고 그 이상의 관계에 대해서 회피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표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제목도 이 둘의 애절함과 동시에 죽음이라는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자신들의 무력함에서 벗어나고픈 발버둥과 간절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쓰라리고 답답해진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그 불안감은 발버둥을 치기도 전에 생각지도 못한 다른 현실이 되어 직면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우리들에게 더한 안타까움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의 글만 보면 '책이 완전 우울한 분위기를 띄고 있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자칫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분위기를 둘의 성격 차이를 통해 유쾌하고 즐겁게, 때로는 진지하게 풀어나간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이러한 분위기가 그 둘의 불완전함에 대한 아쉬움을 진하게 남기는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아쉬움은 어느새 과거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P.S.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어느 작품과 매우 닮았다. 바로 '4월은 너의 거짓말'이다.
어떤 매개체로 둘이 만나게 되는지는 다르지만 여주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남주는 그 사실에 대해서 도피하고 싶지만 직면함으로써 성장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이 두 작품이 먼저 생각날것 같다. 그 정도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