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온 유카와 히데키의 '재미있는 물리이야기'라는 책을 보고 왠지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번역된 다른 저서가 있는지 찾아봤었다. 그리고 찾은 책이 이 책이다.
전체적으로는 유카와 히데키 개인의 인생이나 과학연구 보다는 일본의 과학 연구의 흐름과 그 토대, 그리고 당시의 세계의 상황을 굉장히 쉽게 설명해 놓았다. 아마도 학생을 독자로 생각하고 쓴 책인가보다. 하지만 이건 학생보다는 어른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그 나라 과학의 수준을 결정하는 유일한 척도가 아닌 것은 분명하긴 한데,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 이런 책이 나온 것일 거다.
개인적으로는 유카와 히데키에 대해 알게 되어서 좋았다. 예를 들자면 유카와라는 성은 부인의 성이라는 것(그러니까 데릴사위였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만나서 뭔가 의사소통하는 것이 서툴고, 손재주도 없어서 이론 물리학을 하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장인과 아버지가 유학을 권유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뭔가 성과를 낸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외국과학자들과 토론하기 위해서 외국을 가겠다며 거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가오카도, 유카와도 실험을 통해서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 원자모형과 원자핵 내부의 중간자의 존재를 예측함으로써 유명해졌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최신의 연구성과를 항상 접하면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예전에는 실험을 통해서 검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실험을 직접 해보니 나 스스로도 이게 맞는 걸까 하는 의심을 했었고, 어느 정도를 해야 검증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막연한 느낌을 가지다가 결국 흐지부지 되는 모양새가 된 적이 있었다. 너무 방법에만 얽매여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찌 되었든 책이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나는 나 나름대로 깨달은 바가 많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