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우리는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쓰가루 백년식당>의 주인공 요이치의 모습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요이치는 도쿄에서 피에로 복장으로 풍선 아트 쇼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진짜 꿈은 따로 있다.
고등학교 졸업문집에 '일본 제일의 쓰가루 메밀국수를 만들어서 일본 제일의 식당으로 키우겠다'고 썼듯이 오모리 식당을 물려받아 가업을
잇는 것이다. 꿈에 대한 포부는 크지만 여전히 도쿄에서 피에로로 일하며 제자리 걸음인 자신과는 달리 사진작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자친구
나나미를 보며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아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그에게 가업을 물려받으라는 말을 한번도 꺼내지
않는다.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
3대째 오모리 식당을 운영 중인 데쓰오는 아들 요이치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시골의 오래된 식당을 아무리 열심히 꾸려봐야 도무지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요이치가 결혼을 하면 며느리도 고생을 시킬
게 뻔하기 때문이다.
데쓰오는 식당밖에 모르는 인생을 살아 왔다. 어릴 때부터 가게 일을 도와야 했기에 여섯 살의 나이에 이미 일하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방과
후에 친구와 놀 수도 없었다. 그러다 학업까지 등한시하게 되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두 누나와 함께 매일
열심히 식당을 운영했다. 이런 데쓰오의 모습은 우리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모습과 닮아 있다. 대화가 별로 없는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각자의 꿈도, 집안도 다르지만
초대 창업주이자 요이치의 증조 할아버지인 겐지는 오른발에 발가락이 없었다. 그 때문에 어릴 적엔 친구에게 자주 놀림을 받았고, 따돌림
당하기 일쑤였다. 달리기를 해도 반에서 제일 늦었기에, 친구들에게 '느림보 오모리'를 줄인 '느리모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발가락이 없어
느렸던 겐지와는 달리, 요이치는 고교 시절 육상부에서 활약할 정도로 달리기를 잘했다. 그러나 피는 못 속인다고 소심한 성격만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특히 여자를 대할 때 소심한 성격을.
"그러니까 요짱은 그 나나미라는 여친이랑 싸우고 2주일이나 연락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없이 혼자 여기로 와버렸단 말이야?"
혼란스러운 시기에 요이치와 나나미 사이에 원치 않는 오해가 쌓여 간다. 심지어 과수원을 하는 나나미의 집안은 과수원 일을 도와줄 사윗감을
원한다. 각자의 꿈도 집안도 다른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무사히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백년의 가게에 담긴 고충과 사랑
<쓰가루 백년식당>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백년의 가게>가 떠올랐다. <백년의 가게>가 백년의 가게의
비결을 담았다면, <쓰가루 백년식당>은 백년의 가게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 맛도 중요하지만, 대를 이어온 사랑이 있었기에
오모리 식당 같은 백년의 가게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쓰가루 백년식당>에 찾아가 보자. 소심한
남자라면, 이들의 사랑 고백 법을 배워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