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죄책감은 어떤 파국을 낳게 되는 가 “호스트”/도서제공 반타, 오펜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적산가옥에 대한 비주얼묘사가 훌륭한 소설입니다. 공간과 공간사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집 전체를 한 번에 가늠할 수 없는 구조와 정체성이 부여되지 않은 공간의 형태가 가진 불안감을 거주중인 등장인물들의 폐쇄감, 공포감, 감각으로 보여줍니다. 낯설고 불안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불편한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참아내며 공포와 감정은 극대화 됩니다.
“침대를 짚고 일어서려는데 이불과 매트리스 사이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손목을 잡아끌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 쪽으로 팔을 당긴 끝에 그것을 뿌리칠 수 있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 쪽으로 팔을 당긴 끝에 그것을 뿌리칠 수 있었다.”
“우리는 그 집을 뛰쳐나왔다. 누가 뒤쫓는 것도 아닌데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쫓기듯 미친 듯이 달렸다. 하늘은 완전히 어둠에 잠겨 있었고, 우리는 저마다의 불안을 껴안은 채 더 싶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겨야만 했다.”
과거가 현재의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연결되어도 비밀을 서로에게 감춘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되는 흐름에 따라 이상한 일은 계속되고 과거의 흔적은 눈앞에 드러났다가 사라집니다.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은 순간 사라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과거의 적산가옥에서 벌어졌던 사람들의 역사와 현재가 뒤섞입니다.
작품 내내 언급되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키워드가 어떻게 사용될지 궁금해 하면서 읽었는데 충격적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읽으면서 여러 영화가 떠올랐지만 그 어떤 영화도 이 소설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설은 주인이 아닌 자가 거주하는 공간에 관한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언제든 쫓겨날 수 있고, 주인이 아니지만 결국 거주를 허락받죠.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의심받고 살아남는 그 과정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