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진수지님의 서재
  • 별일 없는 수요일
  • 곽윤숙
  • 15,300원 (10%850)
  • 2025-08-25
  • : 510

 

평범한 일상을 살아낼 수 있다는 축복 “별일 없는 수요일”/도서제공 샘터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동네가 필요하다.’ 라는 말과 꼭 같은 책이었습니다. 공기마저 편안하게 흐르는 버스안의 모습이 고즈넉한 외곽동네의 모습이었고요. 그림이 너무 편안해서 전작들을 살펴봤는데 그림책과 동화작업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다정다감한 그림이 찰떡 이어서겠죠?

 

보통은 스포일러 없이 책을 소개하는 편인데 이 책의 다정함을 이해하려면 주인공의 특별함을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열 살 ‘정가영’은 시각장애인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괜찮아’를 열 번 외우며 이겨내는 가영이지만 버스에서 잠이 들어버린 사건은 괜찮지 않습니다. 모르는 곳, 보이지 않는 아이는 어떻게 집에 돌아가야 할까요.

 

“혼자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닌 지 일주일 만에 처음 닥친 위기 상황이다. 눈물이 비집고 나올까 봐 눈에 힘을 꽉 주었다. 의자 손잡이를 잡은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내 마음과 달리 버스에는 신나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나는 시무룩한 얼굴을 창문에 갖다 댔다.”

 

실망하고 두려워하는 아이를 두고 보는 어른은 없습니다.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핀잔주던 아저씨는 운전기사에게 아이를 챙겨달라고 부탁을 하고 내리고, 아이가 왜 이렇게 멀리 학교를 다니게 되었는지 물어봐 주죠.

 

“하하하. 그래 열 살이면 세상을 다 알 나이지.”

 

진짜 이유를 마음속에 담은 채, 부러 다 큰 아이인양 허세를 부리고, 친절한 언니에게 사탕도 받아가며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평소보다 조금 더 먼 길. 드디어 가영은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가영이가 주머니에서 하얀 지팡이를 꺼내 펼치자 평범했던 열 살 아이의 모험은 더 애틋해지고. 그 아이를 챙기는 어른들은 더 따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각장애인 정가영의 귀갓길은 평범한 수요일이 됩니다.

 

그림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차별과 다름을 모두가 이해하도록 풀어주는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매체는 역시 그림책일거 같고요. 화려하고 자극적이게 화면을 구성하지 않아도 평일 낮 부드러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그렇게 조용히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가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정가영 파이팅!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