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하고 싶지만, 참아내고 나중을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가 있죠. “침묵의 서”/도서제공 아르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세상에는 사기꾼이 넘쳐나죠. 말도 안 되는 일로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어릴 때는 말할 권한이 없었고, 나이가 들어 지위가 생기면 고민이 시작됩니다. 내가 악역을 자처해도 좋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말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건 하수, 행동으로 본을 보이며 침묵으로 무시하는 건 현명한 자입니다.
“상황과 상태에 따라 ‘무시의 침묵’이 적절한 대응책인 경우도 있다. 특히 아첨을 일삼는 자들, 이해득실을 계산하기가 바쁜 자들로 둘러싸인 상황에서는 그런 대응책이 요긴할 때가 적지 않다. - 중략 – 굳이 말로 책망하기보다는 노골적인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훨씬 더 아프게 각인될 것이다.”
얼토당토않은 말들로 자녀 나이대의 사람들을 공격하는 말에 대해서도 해답은 간단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아직도 자신의 혀를 다스릴 줄 모르는 예순 살, 여든 살 먹은 아이와 마주치기도 한다. 그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라서인지 앞서 논했던 것과 같은 내용의 잘못들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저지른다. 그래서 더 큰 물의를 빚게 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명절, 추석이나 설에는 이 구절로 마음을 무장해볼까 합니다. 나이가 들었으니, 어른이니 그 말을 복종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지 말고 침묵으로 대응하려고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도 말로 상처받는다면 아무 말 안 하는 것이 답이라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거든요.
“감정을 토로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상대를 기만하거나 당혹스럽게 할 의향으로 입을 닫는 것은 교활한 침묵이다.”
이 책은 침묵이 언제나 답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침묵은 “교활한 침묵”입니다. 많은 상황에서 침묵이 말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옳은 답이 되지만 단순한 위로의 말이 정답일 때도 있습니다. 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거죠. 침묵과 웅변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책이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