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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지님의 서재
  • 단순한 열정 (먼슬리 클래식)
  • 아니 에르노
  • 9,000원 (10%500)
  • 2025-01-10
  • : 16,119
나에게로 온 언어를 써 내려간다는 것. “단순한 열정” /도서제공 ​문학동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세계문학 전집 리커버
- 먼슬리 클래식
- 나는 경험한 것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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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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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것을 나는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이 쓰이는 때와 그것을 나 혼자서 읽는 때,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읽는 때는 이미 시간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테고, 어쩌면 남들에게 이 글이 읽힐 기회가 절대로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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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진득한 텍스트의 대표주자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 언어의 받아쓰기다. 사건을 해체하고, 순간을 사진처럼 박제한 후 그 사진이 모두 색이 바래어 형체가 없을 때 그 기억을 꺼내어 쓴다.

자신이 사귀었던 여성의 신체 부위나 가정환경을 낱낱이 꺼내어 전시하듯 박제하는 남성 작가들과는 달리 아니 에르노의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는 건 그녀의 감정뿐이다. 흥분하고, 안타까워하고, 헤어짐을 미리 좌절하며, 이별 후에 시들어가는 그녀. 그녀. 그녀. 그들은 그녀의 속에 녹아내려 원본을 알 수 없이 흩어져 그녀의 일부분이 된다. 그리고 그 생생한 무질서는 우리에게 이별 후의 고통을 전달한다.

아니 에르노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는 꼭 읽어야 할 텍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된 작품이었다고 적어둔다. 콜레트의 “셰리”가 나에게 준 것을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이 나에게 주었다. 일상에 퇴색되어 영혼이라곤 없는 현대인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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