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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지님의 서재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노한동
  • 16,200원 (10%900)
  • 2024-12-26
  • : 34,265

모든 건 나라를 위해서야! 영화에서 많이 듣던 빌런의 대사죠?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도서제공 사이드웨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나라는 괜찮지가 않구나”를 알게 됩니다. 토론과 리더쉽을 배우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은 다면평가도 편 가르기로 이용하고, 실적주의는 희생양을 낳습니다. 서구의 좋은 제도들은 자리 잡기 위해 사람도 함께 변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가 매우 짧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주피터 VS 헤라클레스 


왕정에서 식민지 다시 민주주의로 건너뛴 우리나라는 리더 집단이 나라를 경영하는 주피터식에서 전체 국민의 의견을 취합하는 헤라클레스형으로 말 그대로 건너뛰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피터식과 헤라클레스식을 구분하지 않고 정권이 바뀌거나, 혹은 여론대로 실험하다 보니 아직도 정부조직의 체계는 혼돈 그 자체. 덕분에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는 말은 만병통치약에 가깝습니다. 책임소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대책을 세울 사람도,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는 발언도 불가능한 겁니다. 


권한과 의무의 불일치


핵심은 받는 만큼 일하고 책임지는 겁니다. 권한은 정치권에, 의무는 공무원이 지고 있으니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각 제도에 따른 환경이나 법률은 모른 채, 다른 나라의 제도들을 패치워크해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해도 공은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는 회사에서 일한다면 최대한 책임지지 않고 덜 일하려고 할겁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의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나라 정부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으니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파도처럼 성난 여론이 무서워 아무런 방향성 없이 상황을 방치하는 무능한 리더십은 공무원을 좌절하게 만들고, 결국 정부의 역량마저 마비시킨다.”


“진짜 문제는, 연공서열을 타파한 결과 공직사회의 전체적인 상과와 일에 대한 열의가 오히려 낮아진다는 점이다.”


“공직사회는 대부분의 공무원을 낙오 없이 끌고 가려는 온정주의와 개인보단 조직을 우선시하는 집단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다. 부정적인 면도 존재하지만, 어쨌든 이와 같은 정서는 공직사회의 하방을 지지한다.”


“우리 사회는 책의 비문을 쓰고 있다”는 챕터에서는 책의 위기가 “공급 측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독자가 원하고 관심있는 책을 제때에 충분히 내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죠.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절대다수의 숫자를 차지하는 독립출판과 1인 출판사 편집자는 “내가 내고 싶은 책”을 내는 중이거든요. 장경명 작가님과 황석영작가님도 한국문학 스스로가 현실과 너무 멀어졌다거나, 대중이 처한 현실 대신 작가의 사생활만 충실하게 재현하는 데 그쳐 생긴 문제라고 말씀하셨으니까요.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명쾌한 답이라는 건 없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 정답이라는 근사치를 향해 가기 위해 토론하고 노력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나라를 위한다”는 말은 거짓말일 수도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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