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전역을 휩쓴 코로나는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죠. “그해 봄의 불확실성” 열린 책들이 보내주셨습니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처럼 전 인류에게 영향을 준 사건들은 문학작품에 남아있습니다. 코로나도 같습니다. 전쟁과는 또 다른 양상을 가졌던 코로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개인을 “고립”시키고 세상과 “단절”되는 경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보통사람들에게도, 작가들에게도 이 체험은 영구히 남은 흉터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살아남기 위해 고립과 단절을 택했던 그 시기의 가늠할 수 없는 무형의 분위기를 실체화한 소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혼돈스럽고, 누군가의 트라우마로 가득 찬 머릿속 같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써야지”
소설의 끝의 끝으로 가서야 이 소설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수많은 장치는 코로나라는 시기에 우리에게 있었던 그 다양하고도 개인적인 사건들, 그러나 모두가 겪었던 인간이라는 군집에게 내려진 형벌 같았던 시기의 모자이크입니다. “소설로 위장한 기록물”인거죠. 주인공이 소설가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고요. 원제가 “약한 것” 정도로 해석되기 때문에 유행병에 죽어 나간 인간을 뜻하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두려움은 사람들을 어린애로 만든다.”
작가님이 코로나에 걸려 고열에 들떠 받아쓰기하신 내용을 넣으셨나 할 정도로 혼돈 그 자체인 구간도 있지만 이 책의 재미는 주인공이 책을 많이 읽은 책덕후라는 점입니다. 작가님의 덕후력을 확인하게 하는 다양한 작가들과 대사와 작품들의 향연! 이게 이 책의 즐거움이고요. 언급된 책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는 거!
저는 이 소설을 :“코로나 때 아파트가 통째로 고립된 상황을 겪은 작가의 생생한 일기”정도로 기억해두려고 합니다.
“내 삶도 다른 모든 사람들의 삶과 마찬가지로 지나간다.”
휴우.
“매우 불완전한 글이 될 것이다.”
네네 괜찮습니다. 불완전해서 더 생각의 여지가 많았던 소설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