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모람 작가의 <멍멍냠냠>을 읽은 다음에 <차린 건 없지만>을 보았을 땐
작품 간의 너무 큰 분위기 차이에 놀라면서도 개그 연출이 왜 이렇게 찰지지?! 하고 계속 웃으면서 재밌게 봤다.
옛날에 계란물을 묻혀 부쳐먹었던 분홍쏘시지가 생각나는 표지 색깔과
계란프라이를 날리고 있는 표지 그림의 연출도 정말 만화랑 너무 잘 어울린다.
이 만화는 끼니를 챙겨먹는 작가의 일상을 그린 자전적 이야기인데
그날그날 냉장고에 들어 있는 재료를 스캔하여 머릿속으로 음식을 완성한 뒤 요리를 시작한다.
그런데 요리는 생각했던 것처럼 스무스하게 완성되지 않는 적도 많다.
그리고 식기나 도구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꼭 내 얘기 같아서 공감도 많이 됐다.
자신의 상황을 찰떡같이 비유하는 웃픈 연출력, 대충 만든 것 같은데 맛깔스러워 보이는 그림,
유쾌함과 짠함이 공존하는 작가의 먹는 생활 만화는 모든 이야기가 참 재밌다.
특히 "사공이 없는데 요리가 산으로 간다"는 표현이나
날씨가 추워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며 뭘 해먹지 생각하다가
"이불 덮은 밥을 먹자"고 메뉴를 정하는 모습에는 진짜 풉! 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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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릇에 호기롭게 던져 넣은 두부는 결국 툭툭 밖으로 떨어지고
밥과 두부를 비비면서 절반은 주워먹는 장면은 정말 사람 냄새 진~하게 났더랬다.
밤고구마를 좋아하는 자신을 그린 장면에선 계속 웃음만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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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비유와 맛깔스러운 음식 그림이 이 만화의 가장 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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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읽으면서 군침 많이도 삼켰다.
차린 게 없는 만화라고 했지만 그래도 매 끼니를 나름대로 성실하게(?) 차려 먹고
그 과정에서 종종 실패하는 모습은 참 사람 냄새 나고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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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에 공감이 많이 돼서 재밌게 읽은 것 같다.
일상툰은 이래야 제맛- !
심모람 만화가의 또다른 일상툰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