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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첫 달이 벌써 반절이 지나갔다. 새해 1월이 주는  좋은 혜택은 바로 시작하기 가장  좋은 달이다. 왜 시작하기 좋은 달일까? 영어로 새해가 New Year 이듯, 우리의 인생도 New 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Old year의 삶을 벗고 New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그래서 사람들은 안 읽던 독서를 시작하려고 하고 안 하던 운동을 계획한다. New life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헬스장이나 서점들이 가장 매출이 많은 달이 1월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2월만 되면 사람들이 서점이든 헬스장이든 발길을 뚝 끊을까? 

그건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의 인생이 갑자기 New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year'는 'New'가 되었지만 우리의 인생은 어제와 별다른 하루 하루일 뿐이다. 새해는 자동으로 된다. 하지만 인생은 자동으로 new가 되지 않는다. 안 하던 독서가, 안 하던 운동이 1월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되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의 old한 행동은 웬만해선 바뀌기 힘들다. old life를 new life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 사이에 사람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또는 실망하며 new가 되는 걸 멈추고 다시 old로 돌아가고 만다. 


새해에 시작되는 많은 계획들. 물론 그 계획들은 new가 되기 위한 것들이다. 잘 되기 위한 것들. 어떤 게 있을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박 콘텐츠가 나와서 수익화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출판사들은 만드는 책이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이고 누군가는 원하던 취업을 하는 것이나 또는 바디프로필을 찍거나 여행을 하는 것들이 있다. 
계획을 왜 세울까? 그건 그래도 이 한 해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사람들은 인생이 new가 되길 바라며 계획을 세운다. 
동생과 통화를 했다. 서로 2026년 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막막하고 쉽지 않음을 이야기했다. 동생은 "언니, 기운 내.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그 말을 듣자 나 또한 한 마디한다. 
"맨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내 말을 듣자 동생은 웃음을 터뜨린다. 틀린 말이 아니니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니 사람들은 기대를 하지만 정작 우리를 미치게 하고 실망시키는 것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이기도 때문이다. 
새해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의미가 인생이 바뀌는 긍정적인 것을 의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실망으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리고 뭐 바뀌지 않았다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되고 오늘과 똑같은 내일이 되리라는 것을 체감할 뿐이다. 그래서 새해에 뺴곡히 쓰며 시작된 다이어리도 달이 바뀌면서 점점 드문드문 쓰게 되고 나중에는 잊힌 존재가 되는 것도 이 떄문이다. 
자동으로 리셋되지 않는 인생. 자동으로 new가 되지 않는 인생. 결국 New year도 어제의 삶의 연장선일 뿐이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유명한 '투모로우 스피치' 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일과 내일은 하루와 하루이고 걸음과 걸음일 뿐이다. 왕이 되기 위해 덩컨 왕을 죽였지만 그는 그로 인해 하루 하루를 불안과 두려움에 살아야 했다. 왕이 되기 위한 삶을 살았지만 왕이 되었다고 해서 그의 인생이 왕처럼 바뀌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맥베스의 삶이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지 않을까? 사람을 죽이거나 나쁜 짓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old year에 해 놓은 일들이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old에서 new로 바뀌지 않는다.  그저 old year의 연장선일 때가 오히려 되기 쉽다. 맥베스도 자신의 악행이 왕이 되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듯, 우리의 지난 삶들이 갑자기 확 바뀌는 마법 같은 일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슬프게도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기대를 해 보는 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만으로 새해를 계획해보고 변화를 꿈 꾸는 것이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인생. 아마 이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끝까지 갖고 가는 명제일 것이다. 추락만 하던 자산이 언제 흐름을 타고 떡상할지 모르고, 조회수가 1도 안 나오는 콘텐츠가 갑자기 알고리즘을 타서 유명세를 탈 지 모른다.  마이너적인 책을 주로 출간하는 '알마' 출판사도 출간한 외국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노벨문학상을 받음으로 갑자기 대박 출판사로 거듭났듯이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좋게 바꿔주는 건 그래도 계속 해오는 것들 속에 있는 것 같다. 파란색만 그리고 있던 자산이 떡상하는 것도 자산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떡상하게 된다.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타는 것도 계속 콘텐츠를 만들어야 가능하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책을 계속 써내려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게 만드는 것들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는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에서 홀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은 84일째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 하지만 노인은 오늘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욱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그래야 운이 찾아올 때 그걸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갖추고 있게 되거든. 
노인의 마음은 한결같다. 비록 오늘도 운이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운이 찾아올 때 운을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 끊임없이 배를 타고 바다를 나가는 것. 그것이 운을 찾기 위한 노인의 자세였다. 84일째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고 해서 포기하고 바다로 가지 않는다면 이젠 정말 아무것도 잡지 못하니까 말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 우리를 기대하게 하기도 하고 막막하게 만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뿐이다.  그저 운이 찾아올 때 그 운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 노인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듯 우리도 우리의 준비를 해 나갈 뿐이다. 운이 온다면 더 좋고 운이 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만반의 준비를 끊임없이 해 나가는 것. 그래서 old한 인생이 new로 바뀔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늘의 인생을 잘 살고 또 내일의 인생을 잘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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