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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3941님의 서재
  • 케미컬 라이프
  • 강상욱.이준영
  • 12,600원 (10%700)
  • 2017-11-30
  • : 304

 2017년 한 해는 여러가지 "화학"관련 이슈들이 발생하여 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사가 고조된 때가 아닐까 싶다. 살충제 달걀부터 생리대 파동까지 바람 잘 날 없었으니 말이다. 화학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하는 '케미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고 하니, 화학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과연 문제가 있는 제품들을 차치하고 모든 화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포는 옳은 것일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와 떼려와 뗄 수 없는 관계인 화학물질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화학교수와 소비자학과교수가 뭉쳐 책을 출간했다. 강상욱, 이준영의 <케미컬 라이프>가 바로 그것이다. 파마나 염색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한동안 머리를 감아도 머리에서 약 냄새가 풍긴다. 이러한 약은 안전한 것일까? 화학 전문가들에게 미용실이 안전하냐는 질문을 하면 열이면 열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포름알데히드다. 영화 <괴물>에서 괴물이 탄생하게 된 원인의 물질이 바로 포름알데히드다. 포름알데히드는 물에 녹여서 포르말린 형태로 사용하는데, 포르말린은 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파마나 염색을 할 때 약이 머리카락에 잘 엉겨붙기 위해서 접착력을 높이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 포르말린인 것이다. 하지만 포름알데히드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국제암연구기관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는 발암물질로 규정되며, 폐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기억력 상실을 일으킬 정도라고 한다. 2014년 환경부의 국정감사에서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미용실 4곳을 대상으로 실내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의 10~20배를 초과한 수치가 측정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시설에서는 환기가 중요한데, 환기가 잘 되는 시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용실 손님도 손님이지만,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미용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관련 법 개정이나 포르말린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의 개발이 시급한 때이다.


 올해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은 소비자들을 패닉상태에 빠지게하기에 충분했다. 달걀은 완전식품이며, 한국인의 밥상에 매일, 더 나아가 매끼 오르는 중요한 먹거리다. 살충제 달걀 파동 뒤에는 공장식 축산이라는 모순적 시스템이 있다. 공장식 축산은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축의 생리에 맞는 사육보다는 좁은 공간에 가축을 최대한 집약적으로 사육함으로써 육류의 생산량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사육방식이라고 한다. 닭들은 원래 흙목욕을 통해 몸에 붙은 해충을 제거하는데, 이러한 방법으로는 진드기의 80~100%가 준다고 한다. 그러나 좁은 케이지 속에서 흙목욕이 가능할 리가 없고, 해충을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뿌릴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이 경우 닭의 피부를 통해 살충제가 체내 축적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독성 위험성이라고 하면, 먹었을 때의 독성인 섭취독성을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와 같이 흡입했을 때의 독성인 흡입독성을 생각하며, 가장 나중에 고려하는 것이 바로 피부를 통해 스며드는 피부독성이다. 피부독성은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살충제 달걀의 경우도 그런 피부독성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나타난 피프로닐 성분이 평생 2.6개씩 먹어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네덜란드에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발표하였고, 예방적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고 발표하였다. 달걀은 매일 먹는 음식이기에 1회 섭취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만성독성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 논리만 따져서는 위험성이 따라올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가 윤리적인 문제를 더욱이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이렇듯 이슈가 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그 위험성에 대하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책에서 소개한 것이 아주 다양한데 몇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먼저 인형이다. 인형뽑기방이 인기를 끌면서 2017년 3월 기준 1만 개 이상의 인형뽑기방이 개업 등록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형 중 상당수 제품에서 인체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기준치의 약 400배 가량이 검출되었다고 한다.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인간의 생식기능 저하, 기형, 성장 장애 등을 유발하는 내분비교란 화학물질이다. 이러한 환경호르몬 화학물질은 후대로도 계속 전달되는 무서운 것이다. 이렇듯 어린이들이 입에 넣을 수 있는 장난감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는 어린이들의 지능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바로 영수증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차례 영수증을 주고받는데, 영수증을 잘게 자른 후 특정 용매에 담그고 살펴보는 실험을 한 결과 영수증에 위험 환경 호르몬인 BPA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영수증은 대부분 열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 감열지로 만들어졌는데, BPA가 색을 나타내는 '현색제'에 들어가기 때문에 영수증에서 BPA가 검출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영수증이 위험한 상황은 따로 있는데, 손에 핸드크림이나 화장품이 묻어있는 경우 이후 영수증을 만졌을 때 손에 BPA가 묻어나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BPA는 99%가 간장을 통해 제거가능하지만, 피부를 통해 침투한 BPA는 혈액 속에 잔류한다고 한다. 요즘에는 실물 영수증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영수증을 사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 따라서 기업, 정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과 정부의 조사 결과로 안전하다고 나온 제품들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업은 스스로 위해성이 파악된 화학물질만을 유통시키는 등과 함께,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정책을 기업 중심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투명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해 생리대와 달걀 파동에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언론의 가장 큰 힘은 보도하지 않을 권리에서 나온다고들 한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내용은 국민이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언론에서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보도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와 기술자를 뜻하는 engineer를 결합한 신조어로 컨슈니어가 등장했다. 컨슈니어는 제품 정보 하나하나를 상세히 알고 분석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소비자들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 컨슈니어로 대표되듯 더욱더 똑똑해진 우리 소비자들의 건강과 관련된 화학물질들, 알아두면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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