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 매 해 가을 출시 되는 베스트 셀러 시리즈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인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별판>으로 돌아왔다. 소비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흐름은 매년 새로우면서도 어딘가는 닮아있는 트렌드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들이나 서비스들이 이 트렌드를 바탕으로 제작되고, 또 소비된다. 매년 그 해의 띠별 동물을 테마로 트렌드를 알아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내년 황금 개의 해를 맞아 WAG THE DOGS라는 어구의 두문자를 따서 총 열 가지의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중 내가 관심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잇는 것이다.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수필집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침체된 경기 속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큰 부자가 되는 것이 힘들다는 것쯤은 잘 알고있기에, 지금 여기 나의 작은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장작불 옆에서 핫초콜릿을 마시는 기분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의미하는 덴마크어 "휘게"라이프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그를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집은 행복을 찾기에 중요한 장소로, 멀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그렇다.) 또 가끔,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 자주, 그리고 가까이 가는 여행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동네의 작은 서점부터 카페까지를 둘러보는 인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행복이 멀리,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던 나 역시도 요새는 지금, 여기, 현재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고 있다. 울긋불긋 물든 길가의 가로수가 아름답고, 다가오는 겨울의 찬 공기에 행복하다.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플라시보 소비' 언제부턴가 가성비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뜻이지만, 보통 가격이 저렴한 것에 비해서 성능이 괜찮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쪽이 많은 것 같다. 가성비 열풍 속에서 단순히 제품의 성능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7년 연이은 화학 관련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 중 우리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대량 검출되었다는 뉴스는 충격이었다. 실제로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서도이 제품을 사용하고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100% 천연펄프로 만든 생리대를 구입했을 때 가격은 약 3배이지만, 소비자에게 마음의 위안을 얻은 것이다. 비싸지만 가심비 높은 소비라고 말 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브랜드와 연관된 "굿즈"도 가심비의 한 형태이다. 아이돌 굿즈에서 시작한 굿즈 시장은 향후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보유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망이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우울함을 소비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탕진잼"의 열풍도 맥락을 같이 한다. '워라밸' 세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은, 내가 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단어이다. 미래 진로를 탐색하던 중 요새는 고연봉 직종보다 워라밸 직종들이 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나도 예전같으면 고연봉 직종을 택했겠지만, 고연봉 직종에는 반드시 긴 노동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또 내 삶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하게 된 후로는 연봉이 적더라도 워라밸이 보장되는 직업, 회사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다. 2016년 한 취업포털이 구직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택의 기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신입직 대부분이 근무시간 보장을 뽑았다고 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우리 워라밸 세대가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나만의 케렌시아 케렌시아란 투우장의 소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공간으로, 귀소본능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고 한다. 죽음의 공포가 도사린 상황에서의 도피처같은 공간이 바로 케렌시아인 것이다. 우리 인간도 케렌시아가 필요하다. 힐링이 필요한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케렌시아를 찾기 마련이다.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 사람들의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자연스레 퍼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그리너리 트렌드인데, 카페 등 여러 공간의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들이 바로 그것이다. 나도 최근 방을 꾸미면서 식물을 길러보려고 옛날에 사둔 키트 트레이에 씨앗을 뿌렸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곧 소식이 오기를 바란다. 매년 새롭고 뜨거운 트렌드들로 채워진 <트렌드 코리아>시리즈. 올해에는 출간 10주년을 맞아 특별판으로 출간되며,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12년간의 트렌드를 총망라하여 정리해놓아,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유행과 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2017년 소비트렌드 회고 부분에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예상한 2017년의 트렌드가 얼마나 맞아떨어졌는지를 확인하여, 놀라움과 재미를 쏠솔하게 느꼈다. 벌써 책에 나온 용어들이 마케팅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얼마나 CEO 및 일선의 업체들에 인기가 있는 책인지를 알 수 있다. 현재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및 예스24 , 반디앤루니스종합 베스트셀러 2위, 각종 대형서점 경제경영 분야 1위의 이 책, 나머지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트렌드 코리아 2018>를 읽어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