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들꽃 사전'은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서 현재 많은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는 저자에 의해 만들어진 도서이다. 사실 도시 한 복판에서 태어나 아스팔트 위를 걸어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을 오가는 도시 아이들에게 흙과 들꽃은 다소 생소한 느낌일 것이다. 길을 걷다가 보이는 다양한 꽃들과 나무들을 보게 되면, 그저 색깔이 다른 꽃들과 키와 두께가 다른 나무들인 것이다, 라고 주마등처럼 생각하고 지나가는 게 거의 전부일 것이다. 그러니 이 아이들이 자라서 책을 접하게 되면 거기에 쓰여져 있는 꽃과 나무는 하나의 이미지로 뭉뚱거려 생각하게 된다. 이 도서의 첫 페이지를 열어보니 우선 '갈대'가 등장한다. 바람따라 흔들리는 갈대는 종과 꽃이나 열매를 맺는 시기, 그리고 풀의 종류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갈대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가 스토리텔링식으로 설명이 되고 있다. 다른 들꽃에 대한 내용도 어슷비슷한데, 저자가 재미난 이야기식으로 꽃을 설명하기에 재미나고 흥미롭다. 아이들은 그 이야기에 눈이 말똥말똥 거려질 것 같다.
이야기식으로 풀이된 들꽃들은 이름에 대한 유례를 듣게 됨으로 좀 더 쉽고 생각에 깊이 스며들게 된다. 꽃에 대한 노랫말도 들어 있다. 익히 알고 있던 노래들도 있고, 처음 접하는 노랫말도 있다. 각각의 꽃들마다 이런 다양한 정보들을 모아 소개한 저자의 노력도 엿보인다. 먹을 수 있는 꽃들도 있다.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될 때 뜯어 먹어서 괭이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건 아닐까, 하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정말 그럴 것도 같다. 다양한 들꽃들에 대한 새롭고 재미난 정보들을 많이 알게 해주는 도서라 생각한다. 게다가 이 도서에 삽입된 그림들도 알기 쉽고 편하게 잘 그려졌다고 본다. 색감과 이미지가 모두 풋풋하고 정감이 가게 그려졌다. 글과 그림이 잘 매치된 도서라고 본다.
꽃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다보면 신비로운 들꽃나라 속 정원으로 마음이 스르르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꽃도 꽃대로 저마다 예쁘지만, 각자 하는 일과 역할이 다름을 알 수 있게 된다. 책 중간에 나와 있는 예쁜 이름의 빠알간 꽃 자운영은 논에서 피어나고 아이가 소여물을 주려고 베려 하면 할머니의 소리가 들려온다. "얘야, 자운영은 베지 말아라" 바로 모심을 때 쟁기로 자운영을 갈아 엎어서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자운영을 퇴비 풀이라고도 한다는 말도 한 편으로 좋은 상식이며, 또 어른들의 지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외 욕심쟁이 애기똥풀, 바가지 닮은 박주가리, 소들의 병을 고치는 신기한 풀 쇠뜨기, 할머니처럼 허리가 굽었지만 어떤 꽃들보다 은은함과 예쁨이 가득한 튤립 같은 꽃 할미꽃 등등 36가지 들꽃들에 대한 정보와 유례, 얽혀진 노랫말이 이 도서 안에서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다. 아이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정말 살갑고 다정한 도서가 될 것이다. 예전에 어느 시인이 말하기를, 사람의 좋은 감성에 많은 나무와 다양한 꽃들의 이름이 보태지면 더 좋은 글이 나올 것이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낙서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 들꽃에 대한 흥미로운 도서는 가문 날의 단비처럼 촉촉히 가슴을 적셔주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