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 때문에 행동하는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깨달으면 인센티브를 사용하여 예측 가능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사람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 직접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행동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스스로 움직이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 때 한 인간의 특정한 행동 방식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소정의 동기가 작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을 알아야만 한다.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의 저자 유리 그니지와 존 리스트는 ‘인센티브’를 통해 사람들의 예측 가능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 기업운영, 기부금 증대, 성차별 해소에 이르는 경제학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주제들을 생활 경제학의 테두리로 가져온다.
혹자는 경제학은 제한되고 동일한 조건에서만 결론을 도출하는 학문이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저자들은 20년 이상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 분석에 몰두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인센티브제도, 남녀 급여의 차이, 성적 향상의 동기, 빈곤 아동의 성취도, 학교 폭력 및 아동비만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는 점이다.
이 책의 각종 영역에서 저자들이 내놓는 주장은 그동안 무심코 사용하던 다양한 행위들을 이루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든다. 때론 다소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가령 기부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양심이 아니라 허영심에 호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거나, 회사에서 직원이 잘못했을 때 성과 인센티브를 뺏어 가면 더 능률이 오른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대목은 탁아소에 아이를 맡겨 놓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찾으러 가야하는 사례다. 부모들은 맡겨놓은 아이를 여섯시까지 데려가야만 한다. 그러나 부모들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는 시간에 데려가지 않자 탁아소 원장선생님은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자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더 일찍 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더 많은 부모들이 지각하기 시작했다. 부모들은 벌금을 물기 전에는 아이들을 늦게 데려가면 자신의 아이들이 좋지 못한 대우를 받을까 걱정했다. 또 원장선생님에게 인간적인 미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적은 액수의 벌금을 내자 자신들이 지각한 일에 합당한 보상을 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각했음은 당연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회적 적폐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미국의 에드워드 스노든처럼 다른 나라들은 양심적인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최근 인재라고 불리는 한국의 모든 참사들도 만일 양심적 내부고발자가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기꺼이 양심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센티브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의 인센티브 활용 방안이 설명되어 있다. 팀을 이루어 팀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들은 반드시 읽어볼만하다. 물론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가 혹은 국가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공무원 등도 예외는 아니다. 첫 장을 넘겨서부터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는 순간까지 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7인이 흥분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