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책을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는 것은 뇌신경에 최선의 다중감각적, 언어적 연결이 구축되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것은 피아제가 아동의 인지 발달 과정에서 감각운동 단계라고 이름 붙인 기간에 일어납니다.- P212
둘째, 지난 몇 년간 발달심리학자의 연구들을 보면, 아이들의 양육에 사용된 다양한 전자기기들에 부가기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두살 전후의 초기 언어 발달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언어적 입력을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인 아이가 언어를 찾아 쓰는 데도 더 뛰어났습니다.
그런 사실은 직관적으로도 알 수 있지요.
비인간적인 매체를 통한 입력은 한 걸음 떨어져 있는 데다가 특정한 아이 한 명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그런 매체가 아이의 주의를 끌지는 몰라도 아이의 시선이나 귀에 정확히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는 드물지요.
아주 어린 아이들의 세계에서 우리 인간은 더 중요해집니다.- P213
배리 저커먼과 제니 래드스키 Jenny Radesky의 팀이 소아과 의사와 부모를 위한 지침에서 자세히 밝혔듯이, 앱이나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16은 대화식 읽기를 발달시킬 가장 좋은 기반입니다. 대화식 읽기 속에서 부모와 아이는 일종의 상호적인 소통의 루프(순환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언어와 관계를 쌓아가지요.
허튼의 뇌영상 데이터는 이런 읽기 형식이 초기 아동기의 언어 영역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P215
두 살 이전에 아이가 경험하는 인간적인 상호접촉, 그리고 책과 인쇄물과의 물리적인 접촉은 구어와 문어, 내면화된 지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최선의 진입로이자 미래의 읽기회로를 구축할 벽돌입니다.- P216
음소에 관한 아이들의 암묵 지식과 성장 후의 읽기 성취도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단어 지식과 성장 후의 읽기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동요가 아이들의 음소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영국 연구자들의 더 오래된 연구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꼬마 아가씨 머펫>이든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이든, 아니면 동요가 아이의 주의를 맨 앞의 음소인 두운에 잡아두는 맨 끝의 음소인 각운에 잡아두든,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아이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소 인식이라는 것이 발달합니다.- P222
일부 연구자들이 경고하듯이, 전자책은 형식 자체가 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야기책 함께 읽기라는 개념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이해력 외에도 다른것들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요.
아드리아나 부스Adriana Bus는 여러 해 동안 이야기책 함께 읽기에 관해 연구해왔습니다.
그녀는 최근 연구에서 인터랙티브(쌍방향) 북이 아이의 어휘력과 이해력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지요. 하지만그보다 더 최신의 연구에서는 중요한 단서를 달았습니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의 어휘학습을 지원하면 인터랙티브 북을 가지고도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P228
그동안 전자책을 비판해온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전자책을 읽을때는 잘 일어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거나,
부모가 전자책을 핑계 삼아 아이에게 종이책을 읽어주지 않으면서 생기는 문제에 근거를 두고있습니다.- P229
가령,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인터랙티브 이야기책의 매력적인 사양은 ‘내게 읽어줘‘ 기능입니다. 여기에는 아주 긍정적인 면이 많지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어떤 부모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읽어주기를 그만둡니다. 부모는 굳이 자신이 읽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이 기능이야말로 아이에게 최고의 보모라고 느끼는거지요. 그로 인해 읽기에 관한 어린아이의 인지적, 능동적 이해가 저해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읽기가 단지 또 다른 유형의 오락으로만 보일 때는 그에 따르는 수동성때문에 주의집중적이고 반성적인 과정이 무력해질 수 있지요. 그런 것이야말로 아이가 읽기를 통해 키워나가야 하는 것인데 말이지요.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셈이지요.- P229
최근에 발표된 국가 보고서 카드(전국 교육성취도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초등학교 4학년생 가운데 3분의 2가 읽기 능력이 능숙한‘
수준에 못 미칩니다. 여기서 ‘능숙한‘이란 말은 막힘없이 글을 읽고 적절히 이해한다는 뜻이지요. 좀 더 정신이 번쩍 들게 말하자면, 21세기 미국 아동의 불과 3분의 1만이 충분한 이해력과 속도로 글을 읽을 줄 안다는 이야기입니다. 4학년 시기는 읽는 법을 배우는 단계에서 읽기를 사고와 학습에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단계로 넘어가는 마지노선입니다.
미래의 학습력이 이 시기에 달려 있지요.- P239
더욱 충격적인 점은 아프리카계나 라틴계미국인 아이들의 절반 가까이가 4학년 시기에 읽기 능력이 능숙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수준도못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읽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정도로 글을 해독하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이것은 그 후에 배울 수학 등의 다른 과목을 비롯한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줍니다. 저는 이 기간을 ‘미국 교육이 사라지는 구멍‘이라고 부릅니다. 아이들이 이 기간에 원활하게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모든 교육적인 목표가 이 아이들에게는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이때 많은 아이들이 꿈을 이룰 희망도 거의 품지 못한 채 낙제생이 되고맙니다.- P239
미국의 모든 주에 있는 교정국들이 이 사실을 잘 압니다. 많은 교정국이 3~4학년생의 읽기 능력 통계를 토대로 장래에 필요한 교도소의 침상수를 예측하지요. 전 CEO이자 자선사업가인 신시아 콜레티Cinthia Coletti가 썼듯이, 4학년생의 읽기 수준과 학교 중퇴자 사이에 상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가슴 아프지만 너무나 중요한 발견입니다. 그녀는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심각할 정도의 학습 부진 상태를 보인다면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경제를 선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미 외교협회CFR?는 콜레티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내며 단호하게 말했지요. "국민의 많은 수가 교육받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물리적 방위력은 물론, 정보 보안과 외교 수행, 경제성장을 저해한다."- P240
시카고 대학교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James Heckman과 동료들이 폭넓게 분석한 것처럼, 아이들의 언어적, 인지적 발달 초창기에는 경제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간단히 말해, 생애 첫 몇 년간 투자되는 돈이 인생의 어떤 시기에 투자되는 돈보다 큰 수익을 낳는다는 거지요. 아동 발달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담고 있는 의미는 더없이 명확합니다.
언어와 학습 능력에서 처음으로 나타나는 엄청난 격차가 수백만 아이들의 삶에 영구히 고착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제대로 훈련된 전문가들을 갖춘, 보다 종합적인 유년기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241
난독증 아이의 경우 인생 후반에는 예술, 건축, 방사선학에서부터 패턴 인식, 금융, 사업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이점을 제공하는 뇌조직이 처음 학습을 시작하는 몇 년간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난독증을 연구하는 저같은 학자에게는 아이가 또래와 부모 그리고 교사 앞에서 일상적인 읽기 장애로 수모를 겪기전에 그것을 예측해낼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섯 살배기 아이에게 갑자기 자신이 벙어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만큼 상처를 주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모두 글을 읽는 상황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지요.- P244
영국의 읽기 연구자인 어샤 고스워미UshaGoswami는 이런 결론을 한층 굳히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지요. 그녀는 언제 읽기 교육을시작하면 좋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럽의 여러나라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조금 늦게 읽기를 가르치는 나라에서 읽기로 문제를 겪는 아이가 오히려 적었습니다.
다시 말해, 초등학교 1학년에 읽기 교육을 시작한 아이들이 그보다 1년 일찍 읽기 교육을 시작한 아이들보다 쉽게 읽기를 배웠다는거지요.
이런 결과들은 확실히 혼란스럽습니다. 미국보다 1년 늦게 읽기 교육을 시작하는 나라들의 맞춤법이 미국보다 규칙적이기 때문이지요.- P246
어떤 아이들은 아동 발달 측면에서 아직 준비가 되기도 전에 너무 빠르고 너무 고난도로 읽기 교육을 받는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유치원 과정을 마치거나 심지어 유치원에 들어가기전부터도 잘 읽습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그 시기에 유행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받지만 아이의 개별적인 특성에 따른 학습 유형에는 맞지 않을 수있지요. 이처럼 아이들의 발달을 저해하는 너무나 흔한 잘못을 막기 위해서는 이성적이고 제대로 훈련된 교사와 우수한 예측 도구 그리고 목표에 맞고 증거에 기초한 지도법이 필요합니다.- P247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폭넓은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아이가 읽는 법을 배울 때는 문자 해독의 기본 원리를 명시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연구결과들은 분명히 발음 중심의 원리를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에 대한 몰입을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P250
똑같은 이야기와 문장을 반복해서 다시 읽는것은 특정 텍스트에 관한 속도를 높이는 연습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가 개념과 느낌, 자기만의 반성적 사고를 연결하는 데는 결코 기여하지 못합니다. 깊이 읽기는 언제나 연결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우리가 아는 것을 읽는 것에, 읽는 것을 느끼는 것에, 느끼는 것을 생각하는 것에, 생각하는 것을 삶의 방식에 연결짓는 것 말입니다.- P254
나이와는 상관없이, 읽기 회로 전체를 도덕적 상상력으로 연결하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P256
우리 종의 가장 어린 구성원들에게 다능多能한 뇌 회로를 구축해주는 것이 그들의 후견자인 우리가 그들과 지구에 함께 머무는 짧은 기간에집중해야 할 임무입니다. 그들은 그런 뇌 회로를 토대로 장차 그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인지적 유연성을 가지고 사고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들의 다음 반복회로가 무엇이든, 미래의 읽기회로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문해 기반 회로와 디지털 기반 회로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이해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지식에는 종종 충돌하는 각각의 장단점은 물론, 때로는 완전히 상반된 가치들에 대한 검토까지 포함됩니다.
상반된 가치는 상이한 수단과 매체에 의해 강조되는 과정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지요.
우리는 현재 사용되는 매체들이 어떤 인지적, 사회-감성적 그리고 도덕적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한편, 각각의 특징들을 미래의 읽기회로를 위해 최대한 통합해야 합니다.- P263
이 점에 관한 한 우리는 철학자 니콜라우스쿠사누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보기에는 동등하지만 사실은 상충된 두가지 관점 사이에서 선택하는 최선의 방법(그는 ‘상반된 것들의 일치‘라고 불렀습니다)은 학습된무지learned ignorance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이것은 양쪽 입장을 철저히 이해한 다음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읽는 뇌와 그것의 신경회로가 미래에 어떻게 바뀔지 알려면 인지신경과학과 기술에서부터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이르는 여러 학과의 연구들을 연결해야만 합니다. 하나의 분과학문만으로는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습된 무지의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들의 지식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P264
다양한 비교연구에서 발견된 뜻밖의 사실은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성인이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 과제를 수행했다는 것입니다. 이중언어 학습자는 단일언어 학습자보다 언어적 유연성이 훨씬 높았지요.- P266
세이브 더 칠드런의 클로드 골든버그 ClaudeGoldenberg와 엘리엇 프리들랜더ElliottFriedlander가 스탠퍼드 대학교와 함께 수행한 획기적인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이중언어와 다중언어 사용자는 여러 언어를 넘나들며 여러해를 살아왔습니다. 덕분에 그들은 이미 아는 단어와 개념을 불러오는 데 남들보다 유연한 것은 물론,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관점을 떠나 다른 사람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뛰어났지요.- P266
디지털 접근만으로는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능력을 갖게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수전 뉴먼Susan Neuman과 도나 셀라노Donna Celano는 필라델피아 도서관의 내부 사업에 관한 보고서에서 디지털접근에 관한, 맥 빠지는 연구를소개했습니다. 그 연구는 원래 취약 계층 아동과 가족에게 도서관 내의 책과 디지털 기기를 제공하고 그 효과를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모두의 희망에 반하는 것이었지요. 그저 취약 계층 아동에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게만 하고 부모의 참여가 없을 경우에는 오히려 유해한 효과가 나타났던 겁니다. 연구 대상이었던 아이들은 문해력 검사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성적이 훨씬 저조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후에, 그것도 오락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후에 집단 간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P284
이 시대에 우리가 우리의 반성적 능력을 돌볼지 말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으로나 시민으로나 우리에게 대단히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존 던은 이런 차원을 잃어가는 것과, 폭력과 분쟁이 늘어나는것 사이에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보다 저는 우리가 반성적 능력을 점점 잃어가는 것은 끊임없이 효율성을 요구하는 환경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목적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시간을 벌려고‘
하고, 결코 지식은 되지 못할 정보와 오락물의 잡동사니들로 인지적 한계 너머까지 내몰리는 바람에 주의집중의 시간은 줄어드는가 하면,
지식은 점점 조작적이고 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결코 지혜에는 이르지 못하지요.- P297
금세기의 첫 사반세기에 우리는 매일 정보와 지식을, 또한 지식과 지혜를 뒤섞고 있습니다. 그 결과 셋 다 힘을 잃어가고 있지요. 깊이 읽기과정을 관장하는 상호적인 동학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추론적, 비판적 분석에 시간을 할애해야만 우리가 읽은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어 기억 속에 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역으로, 이런 내면화된 지식을 통해야만 우리는 새로운 정보에서 유사점을 끌어내고 추론도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의 진위와 가치를 식별하는 것도 이런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느냐에 달렸지요. 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많습니다. 그중에는 역설적이게도 시간자체도 들어 갑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부지불식간에 우리 삶에서 방치되고 말았을시간을 활용한 셈이니까요.- P298
페스티나 렌테는 지금 우리 대부분이 길들여진 축소된 읽기 방식에서 풀려나도록 합니다. 즉 ‘가능하면 빠르게, 필요하면 느리게‘ 읽는거지요. 인지적 인내력을 갖는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의도한 대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빠르게 (페스티나) 읽어가다가도, 이해해야 할 생각이나 음미해야 할 아름다움, 기억해야 할 질문, 그리고 가끔은 운이 좋게도 통찰까지 떠오를 때는 그것을 의식하는 (렌테) 거지요.- P300
20년 전에 마사 누스바움은 시민이 남에게 생각을 떠넘기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썼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유능한 국민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인간성과 타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에는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런데도 그런 노력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런 나라에 살 수도 있다. 따라서 자주적으로 사고하면서, 자기와 다르거나 낯선 것을 물리쳐야 할 위협이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정신과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탐구하고 이해해야 할 초대라고 생각하는 국민을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목표를 위한 교과과정의 개선 노력을 당장이라도 지원해야한다.- P308
만약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법을 돌아보는 능력을 점점 잃어간다면, 우리를 지배하려는 자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냉정하게 살펴보는 능력 또한 잃게 될 것입니다. 20세기 최악의 참극은 사회가 자신의 행동을 살펴보지 못한 채 스스로 분석하는 힘을,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두려워할지 지시하는 자들에게 넘겨줄 때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 증언합니다.- P308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권력의 폭력적인 표현은, 그것이 정치적인 것이든 종교적인 것이든, 대다수 인류에게 어리석음을 분출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실로 심리학적, 사회학적 법칙처럼 보인다. 일부사람들의 권력은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필요로 한다. 어떤 인간의 능력, 이를테면 지적능력의 마비나 파괴가 아니라 권력의 분출이 너무나도 압도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독립적인 판단력을 뺏기게 되고......
새로운 상황을 스스로 가늠하려는 시도조차 포기하게 된다.
문자의 발명이 인류에게 끼친 가장 중요한 공헌은 비판적, 추론적 사고와 성찰 능력을 위한 민주적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것은 집단적양심의 기초입니다. 21세기에 우리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집단적 양심을 보존하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깊이 읽고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P901
그동안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다양한 견해들의 표출이 아닙니다. 모든 시민이 지적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견해를 형성하도록 교육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위협입니다. 교육의 부재로 인한 공백은 불가피하게 선전선동에 대한 취약성으로 이어집니다. 이럴 때는 거짓으로 부풀려진 희망과 거짓으로 제기된 공포가 이성을 누르고 반성적 사고력을 감퇴시키는 한편, 이성적 공감에 의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