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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쌤 님의 서재
  • 동쪽 빙하의 부엉이
  • 조너선 C. 슬래트
  • 16,200원 (10%900)
  • 2022-03-31
  • : 414
31. 동쪽빙하의 부엉이 (조너선 C 슬래트, 2020; 한국어 번역본, 2022)

미국 미네소타의 한 생물학 대학원생 청년이 2006년부터 약 5년의 시간동안 러시아 생태학자와 연구원들과 해온 멸종위기 부엉이 생태탐험기.

저자인 조너선은 어렸을때 러시아 연해주 숲을 지나다 본 브래키스톤 물고기잡이 부엉이에 대한 추억과 현지 연구인 세르게이 와의 만남으로 인해 이 부엉이의 행동반경과 서식지 조건을 알아보는 현지탐사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고생도 시작된다.

러시아에서도 험준하고 거친 연해주 숲속, 현지인도 정말 사연있지 않으면 살지 않는 그 곳에 매년 겨울에 가서 부엉이를 기다리고, 잡고, 트래킹 가능한 장비를 달고, 데이터 수집여부를 확인하는 그 모든 과정은 한번에 되는 것이 없다. 저자는 정말 담담하고 건조하게, 브리핑하듯이 그 시절을 말하지만 머리에 그려지는 그들의 탐험기는 야생 그 자체다.

빙하와 진흙이 녹은 날레드에 떠내려가기도 하고, 비위생적이고 좁은 숙소에서 잘 맞지 않는 팀원들과 맞춰가며 살기도 한다. 부엉이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를 잡다가 낚시의 달인이 되고, 동물포획도구의 전문가가 되며, 물고기잡이 부엉이 소리내기 달인도 된다. 그렇게 포획해서 정치를 달았다고 다 잘 작동하지도 않고, 시시때때로 밀렵꾼, 벌목꾼들이 부엉이나 그들의 서식지를 노린다.

허탕, 실패, 온갖 방해 끝에 묵묵히 부엉이들과 공존하며 그들에 대해 오직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로 알아가는 조너선과 세르게이 탐사대의 끈질긴 노력은 논문으로 나와 추후 연해주 지역의 부엉이둥지를 벌목꾼에게서부터 지켜내는데 큰 기여를 한다.

환경이나 지구생태계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자주 무력감에 들었다. 이전에 읽은 환경 계열 책들은 ˝뭔가 잘못되어간다˝ 라는 생각에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 경각심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내 개인 차원에서 이걸 막거나 늦추는데엔 뭘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답이 딱히 되진 못했다. 그래서 종종 이런 책을 읽고는 막연한 두려움과 무기력감만 늘던때가 많았다.

하지만 <동쪽 빙하의 부엉이> 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메세지를 주었다. 물론 내가 지금 당장 오지의 동물을 탐험하러 가진 않을거지만, 소수의 인원이 오랜시간 뜻을 꺾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라는 메세지 말이다.

책을 많이 읽고 기록을 남기게 되면서 나는 그 책들의 내용 중 현재 실천가능한 것들을 조심히 실천중이다. 비건이 되진 못했지만 고기없는 하루 를 훨씬 자주 실천중이다. 플라스틱 소비를 0로 만들진 못했지만 새로 알게된 비건 쇼핑몰과 제로웨이스트 리필스테이션들에서 생필품을 조달하고 있다. 그렇게 살다보니 포장이 안필요할땐 거부하게 되었고, 공병을 한번은 더 쓰게 되었다. 이거에 도취되어 지구가 이제 낫겠지 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게 쓸모없다라고 단정하며 이전에 살던대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 속 탐험대원들은 내 행동에 용기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브래키스톤 물고기잡이 부엉이라는 세젤귀 새를 알게 해주었다. 새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저 부엉이는 정말 너무 귀엽다. 순하고 허당미(?) 도 있는 이 부엉이가 더 알려져서 호랑이, 팬더, 북극곰 같이 더 많은이에게 환경보전의 아이콘이 되길 바란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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