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나는, 휴먼
하온북 2022/03/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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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나는, 휴먼 (주디스 휴먼× 크리스턴 조이너, 2020; 한국어 번역본, 2022)
나는 비장애인이다. 따라서 아무리 최대한 타인과 공감하고 배려하며 공생하려 해도 그 모든 노력은 ˝비장애인 중심˝ 일때가 많았을것이다. 내가 그래왔음을 뼈때리게 작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4월 20일) 즈음에 알려준 책이 한권 있다. 바로 지금은 여러모로 유명해진 김원영 변호사님이 쓰신 <실격당한 존재를 위한 변론> 이다. 이 책은 내게 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일상생활, 특히 다양한 인간관계 속 수평성에서 비장애인이 ˝시혜적 시각˝ 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장애인들에게 실례인지를 알려준 첫 책이다.
그 다음에 읽은 책은 김원영 님과 SF 소설가이자 청각장애인 김초엽 님이 함께쓰신, <실격당한> 의 이과감성버전 책 <사이보그가 되다> 였다. 이 책은 비장애인의 ˝시혜적 태도˝ 의 무례함이 장애인을 중심으로 둬야 하는 의료현장과 관련기술 개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새 문제를 던져주었다. 우연이 아닐것이다. 이 두 책이 모두 #사계절출판사 에서 나온건. 왜냐면 올해 25번째 책이자 미국 장애인권운동의 선두주자인 주디스 휴먼의 자서전인 <나는, 휴먼> 역시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단 대한민국보다는 더 장애인 관련 인권운동이 오래전부터 활발히 되어와 세상에 나와 살고있는 장애인이 많은 나라, 미국을 소개한다. 그리고 지금의 장애 아동들이 얻은 교육권과 인권이 누구의 싸움에서 비롯되었는지 알려준다. 이 책의 주인공 주디는 어릴적부터 싸워왔다. 아직 인권이슈가 흑인차별철폐에 중심이 되어있던 60~70년대에 고려사항도 안되었던 장애인 차별철폐 법조항을 수면위로 끌어 올리기위해 주디와 ˝행동하는 장애인들˝ 연합은 적극적으로 시위하고 행동해왔다.
이 책은 2장걸러 플래그를 붙이게 하는 마성의 책이었지만, 단연 하이라이트는 1977년에 장애인차별철폐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504조가 백악관에서 무사히 통과되게 하기위해 휠체어나 다른 생명유지수단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24일동안 샌프란시스코 보건복지부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한 챕터들이다.
주디는 차별을 걷어내기 위해 싸우고 달려온 인생을 말하며 자신이 용기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온 순간을 계속 말해온다. 하지만 이 챕터들에선 주디 개인이 아니라 ˝우리˝ 라는 주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녀가 말하는 ˝우리˝ 는 바로 그녀와 함께한 150인의 시위자들, 그들과 함께한 비장애인 활동보조인들, 504조를 지지하고 활동가들의 손을 들어준 국회위원들, 그리고 다른 소수자들 이었다.
24일의 시위기간에 일어난 일들 중 마음이 따뜻해지고 민주주의를 조금은 믿어볼까 생각들게 한 장면이 몇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건물에서 전화도 끊어지고 고립되었을때 청각장애인들이 수어를 활용해 건물밖 지지자들 (수어통역사) 들에게 메세지를 전해 미디어의 관심을 계속 끈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블랙팬서 멤버들이 플라스틱 욕조에 시위대 사람들이 먹을 음식과 간식을 실어다 준 장면이었다. 150인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활동가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어느 누구의 목소리도 무시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침묵하며 경청하는 법을 배워가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모두가 동의할때까지 회의를 했단 사실은 비폭력 시위는 저렇게 해야하는구나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그리고 단순 장애인 인권에 관심있는 사람만을 위한 메세지만 담지 않는다. 주디는 놀랍게도 그렇게 부조리한 일을 많이 당했지만 민주주의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부조리함을 경험한 자들이 그 다음에 해야할 것에 대해 많은 통찰력있는 메세지를 던진다. 현실과 세상속에서 차별과 선입견에 부딛치고 지친이는 비장애인 중에도 많지 않은가. <나는, 휴먼> 은 그런 모든이를 위한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책이다.
이 책의 서평단이 되어 누구보다 이 책을 빨리 읽고 소개할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다. 다시 말하지만 대한민국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은 4월 20일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날을 앞두고 읽고 깊게 생각해보기 좋은책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제공받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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