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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 강혜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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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22-02-14
: 945
18.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강혜빈 외; 2022)
시집도 꾸준히 읽다보니 마치 노래를 듣거나 예능을 보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새로운 시를 읽고싶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는 어렵다. 이전 완독일기에서 말했듯이, 시는 시인의 가장 내면 (정리되지 않거나 말로 가지런히 설명불가한 영역까지) 을 보여주는 장르인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마음에 다가 오는 시와 시인을 만나는건 어떤 장르보다 더 많은 탐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역시 탐험과 탐색이 필요할 땐 앤솔로지 만한게 없다. 올해는 마침 한 주제에 관해 다양한 작가가 작품을 쓴걸 묶은 기발한 기획의 앤솔로지가 많이 눈에 띈다. 최근에 발간된 이 시집은 산문 버전도 있다.
많은 시들이 점심시간, 혹은 오후를 배경으로 쓰여졌다. 오후에 관해 그 속성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각도로 각자 적은 시들을 읽다보니 참 한 가지를 보며 다른이들이 하는 생각은 전형적이고 획일하지 않다는 내 심증이 굳어진다.
마음에 특히 남은 시들은 김승일, 안미옥, 백은선 시인님들이 같은 제목으로 각각 쓴 <만나서 시 쓰기>. 추정이지만 세분은 간간히 오후에 만나서 시쓰기 모임을 가지신 모양이다. 하지만 그 모임을 기억하고 글로 그 모임에 대해 풀어낸 모양은 저마다 다르다. 한 경험이 셋의 머리속에서 다르게 풀려 가장 자유로운 언어로 나열된 것을 읽는건 꽤나 재미졌다.
그리고 난 강혜빈, 주민현, 황인찬님의 시가 현재 직관적으로 잘 와닿는다고 생각했다.
책의 시작과 끝에 각 시인들이 먹은 점심메뉴와 세상이 끝나는 날 오후에 읽고싶은 시집 인터뷰 답이 실린 것도 흥미로웠다. 더 재밌는 건, 한두사람을 제외하곤 세상이 끝나는 날 자신의 시집을 읽거나, 시집 안 읽을 것 같다고 대답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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