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란란란
  • 결혼의 연대기
  • 기에르 굴릭센
  • 12,420원 (10%690)
  • 2020-11-11
  • : 58

결혼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서로간의 감정이 불타올라 안정을 찾을 때 쯤, 영원히 함께하자는 약속을 하고 자유와 시간을 서로에게 희생 또는 할애하며 혼자가 아닌 둘의 안락과 안정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결혼을 하고 약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길 바라며, 나와 같이 평범한 부부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이 책을 접하며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주인공 부부, ‘나’와 티미는 지금의 안락을 위해 과거 함께했던 상대방을 배신한 경험이 있다. 결혼을 한 상태에서도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를 위해 다른 사람을 찾아나서는 행동과 자신의 외도로 인해 깨져버린 결혼 생활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이 부부의 독특한 철학이다. 남편으로서의 ‘나’는 커리어우먼인 티미를 내조하는 역할이다. 그런 ‘나’의 철학이 담긴 렌즈로 티미를 바라보며 아내의 감정을 남편의 입장에서 어림짐작하며 내용이 전개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광기들이 묘사되어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책의 반 이상이 ‘나’와 티미의 부부간의 잠자리를 위한 묘사로 할애되는데, 끈적끈적한 단어들이 연이어 나오며, 티미에게 호감을 보이며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성을 그 상황에 이입시키려는 부분이 당당한 듯 행동하지만, 과거 자신이 그랬듯, 언젠가 아내가 자신을 떠날 수 있는 상황에 압도되어 버린 듯한 ‘나’가 불쌍하게도 느껴졌다.

불안정하게만 보이는 이런 관계가 이들 부부에게는 안정을 찾아가는 방식이라 생각하니, 내가 앞서 정의해 놓은 결혼에는 한 가지 방식만이 아닌, 각양각색의 관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어 제목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조금 더 내용에 들어맞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고른다면 제2의 부부의세계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