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빼앗아갔다. 해외여행은커녕 집 앞을 돌아다니기도 무서워서 여행을 끊은지도 어느덧 6개월이 넘어간다. 이런 찰나에 우연히 발견한 책 한권의 제목이 흥미롭다. 40일간의 남미 일주라니.. 지금 상황에서는 꿈도 못 꿀 여행 이야기에 설레어서 책을 집었다.
저자는 소설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하면서도 여행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국적 분위기를 통찰력 있게 짚어내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실소를 자아낸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40일간의 남미 여행에 나선 저자이기에 어렴풋이 내가 해외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떠올렸으며, 그래서 더욱 생동감이 전해졌다. 하루하루 빼먹지 않고 노상까페에 앉아 글을 적어 내려갔다는 저자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기도 했다.
유쾌한 사람 곁에는 항상 비슷한 사상과 분위기의 사람들이 끌리는 것 같은데, 유쾌한 저자의 곁에도 유쾌한 숙소의 주인과 길거리에서 마주친 학생들, 택시 운전사. 카페 종업원들이 있었다. 실려있는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비록 가보진 못한 남미의 모든 풍경과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언젠가 여행기를 써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저자처럼 읽는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말투는 구사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여행기란 이런 느낌을 담아내야하는구나 라는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이 책은 코로나로 일상을 망쳐버린 수많은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할 책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