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인 조카와 함께 읽은 케빈과 비스킷도둑.
2020년 Laugh out loud book awards 후보라는데, 잘은 모르지만 표지만 봐도 유쾌함이 느껴졌다. 조카도 표지를 보더니 재밌어 보이는지 순식간에 읽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조카가 먼저 일독을 한 후에 내 차례를 얻어 읽어보았다. 어른인 나는 처음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는데, 케빈이란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다름아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통통한 조랑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적에 읽은 유아 도서들은 대부분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동물이나 식물에 이름을 부여하고 의인화하여 한편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점에서 요즘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과 공감능력 형성 과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조랑말 케빈이 동네의 비스킷이 강탈당하는 강력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케빈은 베스트 프렌드들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한다. 마침내 온 마을을 뒤집히게 만든 악랄한 진범을 찾아내고 누명을 벗는다. 케빈은 진범을 잡게한 댓가로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비스킷을 포상으로 받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재확인한다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로만 이야기하면,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단순하고 약간은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줄거리에 다양한 창의력을 가미시켜 어른인 내가 읽어도 웃을 수 있는 재미 포인트가 있었다. 조카는 어느새 푹 빠져들어 책을 내려놓을 줄은 모르니, 어린이들에게는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는 책임에 틀림없었다.
또한 중간 중간의 짤막한 인물들의 소개에 어울리는 삽화가 실려 있어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조카는 일러스트 재미있었는지 그림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며 감상을 말하였는데, 그 나이의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조랑말 케빈의 이야기는 시리즈로 나오는 듯 한데 조카는 벌써부터 다른 이야기가 궁금한지 보채고 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조카를 독서왕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의 딱맞는 적절한 책을 찾은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