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새삼스러운 이야기를 새 문장으로 다시 쓴 책이다.
“말에 온도가 있다”는 사실,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다만 이 책은 그 뻔한 진실을 감각적으로 다듬고, 읽기
좋은 형태로 제시했기에 널리 사랑받았다.
그게 허술한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단순한 진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힘이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근사한 철학서보다는
한두 줄의 울림을 원한다.
'언어의 온도'는 바로 그 수요를 정확히 짚어낸 책이다.
깊이를 요구하기보다는, 가볍게 건네는 한 마디로
“맞아, 내가 잊고 있었지”를 떠올리게 한다.
냉정하게 말해 인생의 근본을 뒤흔드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필요한 건 때로 묵직한 통찰보다도 작은 깨달음의 불씨다.
'언어의 온도'는 그 불씨를 예쁘게 다듬어 내밀었
고, 그래서 지금도 많은 이들의 손에서, 또 인스타그램의 피드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