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말한다.~~
3살버릇 2009/08/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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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견문록
- 요네하라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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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09-07-01
: 1,894
읽는 내내 유쾌했다.
보드카의 원산지 논쟁이나 캐비어를 향한 인간의 쟁투, 감자가 유럽과 러시아에 뿌리를 내리기까지 과정은 한 편의 소설처럼 읽혀졌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 있는 만큼 보드카,캐비어,감자의 역사에도
훌륭한 논픽션 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듯 하다.
미식가이며 대식가인 주인공 요네하라 마리의 음식탐구의 결정판은 '진짜 할바를 찾아서'에서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림도 없는 책을 보면서 입맛을 다시기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글쓴이의 필력이 할머니가 옛날 얘기 들려주듯, 귀에 쏙쏙 들어오고 빨려들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 동시통역사로 러시아를 500번 넘게 넘나들면서 음식에 대한 집착과 탐구는 그칠 줄을 모른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에서도 다른 애들과 다르게 동화 주인공이 먹었던 음식의 맛에 집중하는 에피소드를 봤을 때, 헛~ 웃음이 터져나왔다.
저자 한 사람 뿐 아니라 전 가족과 친척들이 음식매니아(=대식가)이니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축복받은 가정환경인가.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산다고 할 만큼 음식에 대한 강렬한 끌림을 갖고 있는 요네하라 마리, 그녀.
"맛없는 음식을 인내한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짧은 글은 참 설득력이 있었다.
나 역시 어릴 적 다른 집에 가면 항상 음식이 맛있었는데, 왜 그랬을까?
지금 혼자여도 별로 음식을 하진 않고, 상황되는 대로 먹고 음식 맛은 거의 가리지 않으니 성공의 기본조건은 갖춘 건가?
타지에 있으면 어릴 적 어머니가 해 주던 제첩국이나 할머니가 만들어주던 청국장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다.
저자 말처럼 사람을 고향에 얽어매두는 것은 고상한 관념이나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인이 박힌 음식이라는 것.
절대 공감한다. 또 사람이 아프면 어릴 때 먹던 음식을 먹으면 낫는다는 얘기도 있고.
이 책에서도 우메보시가 라식수술 휴우증에 대한 특효 처방이란 에피소드가 나오는 거 보면,
음식에는 어떤 힘, 영혼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음식이 바로 자신이다"는 말처럼 무엇을 먹느냐가 그 생명체의 활동, 특성, 본질까지 규명하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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